보험사기 적발규모는 매년 증가해 지난 2014년 한 해 동안 4조5,000억 원, 가구당 23만 원 및 1인당 8만9,000원의 보험금 누수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더구나 최근에는 강력범죄와 연계되거나 직무관련자가 가담한 조직·지능적 보험사기로 진화하는 경향까지 보이는 한편 부당한 사유로 보험금 지급을 지체, 삭감, 거절하는 보험회사의 행태에 대한 소비자 불만과 민원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이러한 사회적 논의를 바탕으로 지난 3월 제정된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이 9월 29일 본격 시행됐다. 이 법의 주요 골자는 보험사기범이 일반 사기범보다 무거운 처벌을 받도록 한 것이다. 특별법은 보험사기죄를 별도 범죄로 따로 구분해 형량을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으로 높였다. 상습 보험사기범이거나 보험사기 금액이 클 경우엔 가중 처벌한다.
그동안 보험사기범은 사기죄로 처벌받아왔다.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됐다. 하지만 보험사기에 대한 처벌은 일반 사기범보다 경미한 수준에 머무르다 보니 별다른 죄의식 없이 가담하는 문제가 있었다. 2012년 기준 징역형 선고 비율은 보험사기범이 13.7%로 일반 사기범(46.6%)보다 낮았고 보험사기 적발 규모는 2013년 5,190억 원에서 2014년 5,997억 원에서 지난해에는 6,549억 원으로 갈수록 늘었다.
보험금을 늦게 주거나 거절하는 보험회사에 대한 제재도 강화된다. 지금은 보험금을 약관보다 더 적게 주거나 미지급하는 보험사에 연간 수입 보험료의 20% 이내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처벌 수위는 보험사가 취하는 부당 이득에 비해 미흡한 수준이며, 보험금 지급을 늦추는 경우 사실상 제재가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다.
특별법에는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 지체·거절·삭감을 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명시했다. 위반 시 건당 1,0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또한 지금까지는 보험사기가 의심되는 건에 대해 보험회사가 자체적으로 관할 수사기관에 고발하거나 수사를 의뢰했지만, 앞으로는 금융위원회에 보고하고 금융당국과 보험회사가 공동으로 고발 또는 수사를 의뢰해야 한다. 수사기관은 보험계약자의 입원이 적정한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심사를 의뢰할 수 있다. 이른바 ‘무늬만 환자’를 가려내기 위한 것이다.
한편 특별법 시행과 함께 다음 달 4일부터 보험사기 예방시스템인 ‘보험사기 다잡아’가 가동된다. 그동안 보험협회와 보험개발원에서 각각 관리해 오던 보험계약, 보험금 지급정보 등이 한국신용정보원으로 넘어가 통합 관리된다. 신용정보원이 구축하는 ‘보험사기 다잡아’를 통해 민영보험사와 공제기관의 모든 보험정보를 한꺼번에 볼 수 있게 되면 다수·고액보험 가입자의 추가 보험가입 제한, 허위·반복 보험금 청구에 대한 판단 등 보험사기 대응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