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요리사들이 등장하거나 연예인을 앞세워 맛집을 소개하는 ‘먹방(먹는 방송)’이 인기다. 이러한 먹방의 인기 요인 중에는 시청자의 입맛을 사로잡는 향신료의 역할도 크다. 향신료는 영어로 ‘스파이스(spice)’인데, ‘약품’이라는 뜻의 라틴어 ‘species’에서 유래한 말로써 과거에는 단순히 음식의 맛과 향을 더하는 양념의 용도보다 의학적인 사용의 의미가 컸음을 알 수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생강과(科) 식물 소재의 의약용도 출원은 총 232건이며, 2006년, 2007년에는 각 6건으로 미미하였으나, 2008년 이후에는 매년 25~35건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
생강과 식물 관련 출원은 크게 열매를 한약재로 사용하는 초과속(屬), 뿌리 부분을 향신료나 약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양강속, 강황속, 생강속 등으로 나뉜다. 출원건수는 강황속 식물이 104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생강속(93건), 초과속(20건), 양강속(15건) 식물 순으로 나타났다.
출원인의 국적을 분석하여 보면, 내국인이 대부분을 차지해(87%) 다른 신약 개발 분야에 비해 국내에서의 연구가 활발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내 출원건 중 대학·연구소의 출원은 45%로 기업(29%)이나 개인출원(13%)에 비해 높았다.
입맛을 돋구어주는 카레의 주재료인 강황의 경우, 특유의 노란 빛깔을 만들어 내는 주요 성분인 ‘커큐민(Curcumin)’이 당뇨, 비만 등과 같은 대사성 질환(18%), 간질환 및 숙취해소(17%)에 효과적이다. 특허 출원된 104건 중 이에 관한 출원이 다수를 차지하였으며, 항균·항바이러스(13%), 염증이나 종양 성장을 억제시키는 항염(12%), 항암(11%) 등의 의약용도로도 출원되었다.
생강은 고대 로마인의 식중독 해독제로 이용되었고, 3세기 일본 귀족들의 감기약으로 사용되었으며, 기원전 500년경 공자도 식사 시 함께 챙겨 먹었다고 한다. 진저롤(Gingerol)과 쇼가올(Shogaol) 등을 함유하는 생강은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가장 큰 원인인 베타아밀로이드라는 독성 물질로부터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와 관련된 출원이 93건의 출원 중 14%를 차지하였다. 또한 항염(14%), 대사성질환(13%), 항암, 항균·항바이러스 등에 관한 의약용도로 출원되었다.
이와 같이 동일한 생강속 식물이라 하더라도 강황은 비만, 당뇨 등의 대사성질환과 숙취해소에 대한 출원이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생강은 치매예방 및 항염에 대한 출원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청 이유형 약품화학심사과장은 “강황, 생강 등은 음식의 맛을 풍부하게 할 뿐만 아니라, 밥상 위의 훌륭한 보약이 될 수 있다”라면서, “그 향 속에 숨은 다양한 약리 활성을 이용한 신약 개발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