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시대, 인생 후반전을 위해 60세 이상 시니어들이 일자리를 찾아 나서고 있다. 실제 벼룩시장구인구직에서 자사 사이트에 등록된 구직자 이력서를 분석한 결과, 60대 이상 이력서 등록률이 매년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활동이 불가능한 쓸모 없는 존재라는 인식과 편견을 깨고 그 동안의 경험과 지혜를 바탕으로 시니어들이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찾아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고령자를 경험 많고 숙련된 인력으로 인식하고 활기찬 노년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특성화된 일자리를 지원하는 기업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또한 이런 기업들의 시니어 취업 프로그램 마련은 고령화에 대한 해법으로도 좋은 평을 얻고 있다.
생활정보미디어 벼룩시장은 지난 4월 서울시, 한국노인인력개발원과 협약을 맺고 벼룩시장 무료 배포대 관리 인력인 ‘시니어가드’ 채용, 서울·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 ‘시니어가드’는 벼룩시장 신문의 무료 배포대 관리 및 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벼룩시장의 시니어 사원이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의 시니어 인력 풀(Pool)을 활용해 60세 이상 취업 희망자를 선정하여 자기 취업 능력을 개발하고 경력을 쌓을 수 있는 일정한 교육을 거친 뒤 시니어가드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시니어가드의 경우 주 3~4회, 일 2~3시간씩 근무하는 등 시간이 길지 않고 체력적으로도 큰 부담이 없어 건강을 지키면서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일자리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젊은 인력들에 비해 업무 열의가 높고 근태 또한 훌륭해 기업 내부에서도 기업의 좋은 이미지를 인식시키는데 도움이 됐다는 판단이다. 마포, 구로, 영등포 등 8개 지역을 시작으로 시범 운영되는 ‘시니어가드’는 향후 서울시내 25개 자치구로 확산되어 지속적인 시니어 인력을 채용할 예정이다.
CJ대한통운은 시니어 인력을 통해 실버택배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실버택배는 아파트 단지, 전통시장 등에서 시니어들이 전동 카트를 이용해 물품을 배송하는 것으로 배송 거점은 아파트 단지 내 주차장, 공터 또는 주택 밀집지역 내 상가에 위치하고 있으며 시니어들은 이 거점을 중심으로 택배차량을 통해 운반된 물품을 분류, 배송하게 된다.
특히 시니어 인력은 전동카트, 전동자전거와 같은 친환경 배송장비를 이용하여 시니어 인력들이 신체적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하고 있으며 한 개 거점에 7~8명이 하루 4시간 정도 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지속적인 실버택배 사업 확장을 위해 지자체들과 협의하여 거점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2010년 첫 도입 이후 총 1만1,000여 명의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한 LH공사의 시니어사원제는 LH공사의 임대주택관리와 연계하여 고령자 일자리를 창출하고 입주민 돌봄 등 주거복지서비스를 제공해 주거만족도 향상과 공공임대주택 자산 가치를 제고하자는 취지로 도입했다. 특히 올해부터는 은퇴한 교사를 시니어 사원으로 채용하여 임대단지 아동들의 방과 후 교육을 진행하는 ‘꿈높이 선생님’ 사업을 시범 추진하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2016년에는 만 55세 이상 남녀 1,000여 명을 채용했으며 6개월간 월~금요일, 1일 4시간씩 배치된 임대아파트 단지에서 근무하게 된다. 4대보험 등 좋은 근무조건 덕분인지 올해 수많은 지원자들이 몰려 경쟁률은 3.2:1에 이르렀다. LH공사는 시니어사원 제도가 노령인구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 지속적으로 채용규모를 늘려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