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마을 사랑방 역할 중심의 충남지역 경로당이 노인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여가시설로 변화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제안이 나왔다. 농촌지역이 많은 충남은 저출산·고령화와 맞물려 노인복지수요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고, 소외계층의 문화 향유와 상호 교류 등 복합적인 공간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5월 27일 한국지방행정연구원 김필두 연구위원과 한국생활자치연구원 윤준희 연구위원 등 연구진은 충남연구원이 발간하는 충남리포트 223호에서 “현재 전국적으로 노인을 위한 경로당이 양적으로는 충분할지 모르나, 관리운영의 미흡으로 활용도가 떨어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경로당은 지역과 노인의 특성을 반영한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노인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시설로 탈바꿈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조사한 노인복지시설 현황자료를 보면, 충남은 총 5,575개의 경로당을 보유하고 있으며, 15개 시·군 평균 371.7개로 나타났다. 이중 천안시가 686개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논산시와 아산시가 각각 508개, 부여군이 455개 등이었다. 또한 도내 207개 읍면동 기준 평균 경로당수는 26.6개였고, 각 시·군의 읍면동을 기준으로 논산시가 평균 33.9개로 가장 많았다.
한편 경로당에서 운영하고 있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인원은 2013년 기준으로 연간 96개 경로당에서 총 2만8,679명이었다. 이는 충남도내 전체 경로당 중 20%도 채 안 되는 결과다.
김 연구위원 등 연구진은 “현재 도내 경로당은 지역별, 규모별 운영비의 양극화가 발생하고 있고, 이에 따른 공간 협소, 지역자원 정보 부족 등으로 인해 경로당 프로그램 운영에 제약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현재 경로당 운영 방식은 담당 공무원과 순회프로그램 관리자가 수십~수백 개의 경로당을 동시에 관리하기 때문에 적절한 프로그램 제공 등 경로당 운영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충남 경로당을 노인들의 문화여가시설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산재해 있는 경로당을 효율적·체계적으로 관리할 거점 경로당 지정 △경로당을 활용한 복지자원의 효율적 연계 및 노인복지 인프라 확충 △지역별·인구특성별 경로당 특성화 작업 △수요자 선호도에 따른 마을사랑방으로의 변모 △도·농간 유대 강화를 통한 사회적 자원의 지역 간 불균형 해소 △경로당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통한 체계적 유지·관리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특히 경로당을 이용하는 지역별·연령별 다양한 욕구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한 특화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지역별 경로당 이용자의 성별, 연령, 직업군 등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