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의 온라인 쇼핑시장이 2000년대 중반 이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주는 가운데, 기존 통념과는 달리 고령층 실버 소비계층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나 관심을 끌고 있다.
오스트리아의 유통 전문 조사기관인 KMU Forschung Österreich가 오스트리아 연방상공회의소(WKÖ)의 의뢰를 받아 수행해 발표하는 연구조사 자료인 ‘인터넷-아인첼한델 2014’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온라인 쇼핑시장은 2013년 기준 총 29억 유로 규모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24억 유로) 대비 20.8% 증가한 규모로 해당 조사가 처음 진행됐던 2006년의 6억 유로에 비해 약 5배 가까이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글로벌 금융위기, 유럽 재정 위기 등 대내외적인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해당 부문이 지속적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이 같은 성장세로 인해 온라인 쇼핑 부문이 전체 소매유통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빠르게 증가하는데, 2006년 1.3%에 불과했던 비중이 2013년에는 4.5%까지 크게 증가함으로써 그 중요성과 위상이 높아지는 추세이다. 이 비중은 향후 2년 내에 5.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총 7,500개의 업체가 온라인을 통해 제품을 판매한 것으로 나타나 전체 유통업체 대비 19%의 비율을 나타냈으며, 총 370만 명의 소비자가 인터넷을 통해 제품을 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또한 2006년 대비 크게 증가한 수치로, 지난 8년 동안 온라인 업체 수는 134%, 인터넷 구매 고객 수는 103% 증가한 것이다.
오스트리아 소비자들이 인터넷 쇼핑을 통해 가장 많이 구입하는 품목은 서적·잡지류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구매의 간편함 외에 실물 매장에서 구입할 때와 온라인 매장에서 구입할 때 그 품질이 다를 가능성이 매우 적다는 제품 특성에서 기인한 바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지속적인 고공 성장하는 오스트리아 온라인 쇼핑시장에 고령층(50+) 소비자, 소위 실버 소비자 그룹이 성장 잠재력이 큰 유망 소비자층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인터넷-아인첼한델 2014’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 이용자 비율은 2006년 30%에서 2013년 57%로 거의 2배 가까운 증가세를 시현했다.
이 중 남성(35→60%)보다 여성(24→55%) 소비자 증가세가 눈에 띄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컴퓨터 및 온라인 부문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진 고령층이 전체 평균을 크게 웃도는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55~64세 그룹의 경우 15%에서 38%로 온라인 쇼핑 인구가 크게 증가했는데, 특히 65~74세 그룹의 경우 5%에서 20%로 거의 4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상의 실버 소비층은 다른 연령대와는 다른 소비 형태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토어스텐 베렌스 오스트리아 전자상거래협회장에 따르면, 인터넷 상거래를 이용하는 50+ 소비자들은 기존의 일반 통념과는 다른 소비 형태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젊은 소비자 그룹보다 더욱 많은 전기·전자·IT 제품들을 온라인상에서 구입하고 있다. 흔히 고령층 소비자들이 전기·전자 등 소위 ‘IT 및 첨단 제품’들에 대한 관심이 젊은 세대에 비해 덜 할 것이라는 일반의 인식이 틀린 것임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들이 주로 구매하는 품목들은 IT·전자제품(하드웨어·소프트웨어)에서부터 애완용품, 아웃도어 및 캠핑용품 등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 젊은 소비자 그룹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고령층 제품 소위 ‘실버 제품’에 대한 관심 및 구매가 높을 것이라는 인식은 근거 없는 편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들은 제품 구매 시 가격보다는 ‘부가서비스, 제품 상담’ 등 질적인 면에 더 큰 비중을 두는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믿을 수 있는’ 제품에 대한 선호가 강하므로 소비자들의 상품평 또는 지인의 추천 등이 구매의사 결정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또한, ‘제품의 구매, 배송, 설치’에 이르는 전 과정을 포함하는 통합 패키지 상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다른 유럽 국가처럼 오스트리아 온라인 쇼핑 부문도 전통적으로 가격이 모든 것을 말해주는 시장이라 할 수 있다. 일반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입할 수 있는 관련 제품을 온라인 상점에서 구입하는 이유가 구매 편의성 외에 바로 ‘저렴한 가격’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지금까지 인지도 높은 몇몇 대기업 제품(전기·전자·IT 제품)들을 제외하고는 한국산 제품들의 오스트리아 온라인 시장 진출이 매우 어려웠던 것이 사실. 막강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대만 등 아시아권 국가들 제품들과의 경쟁에서 밀렸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장 상황에서 가격보다 품질 및 서비스에 중점을 두는 실버 소비계층의 빠른 성장세는 한국산 관련 제품의 시장 진출에 청신호라 할 수 있다. 세부적으로는 TV 및 비디오, 오디오 등 엔터테인먼트 가전제품, 컴퓨터 및 주변기기 제품들이 상대적으로 진출 가능성이 높은 품목군으로 분류될 수 있다. 제품 및 시장의 특성상 가장 많은 온라인 쇼핑몰들이 활동하고 있고, 브랜드 인지도가 소비자의 구매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
다만, 몇몇 대형 통신·카탈로그 판매업체들을 제외한 대다수의 온라인 유통점들이 회사 규모가 크지 않고, 또 재고 부담을 적게 가져가는 온라인 유통점들의 특성상 한국으로부터의 1회 주문 물량이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관련 한국 업체들이 공동으로 협력해, 오스트리아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EU 국가 내에 공동 물류창고 등을 운영해 배송 및 주문에 따른 단점을 최소화시키는 것이 현지 시장 진출 가능성을 더욱 높일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