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으로 부르르 몸 떠는 빈 겨울나무들의 숲으로 그대 올 때는 천지사방 가슴 벅찬 폭설로 오십시오.’ (겨울 숲에서, 안도현)
나무는 푸른 잎을 벗고, 강물은 속삭임을 멈춘 겨울에도 자연은 새하얀 눈과 투명한 얼음으로 모습을 바꾼 채 사람들에게 오라 손짓한다. 겨울은 분명 여행하기 좋은 계절이다.농림축산식품부는 겨울방학을 맞아 가족과 함께 겨울의 정취와 농촌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겨울 이색체험하기 좋은 농촌 체험휴양마을 10선’을 발표했다.
자연이 주는 건강함 평택 초록미소마을
경기평야의 마지막 보고(寶庫)인 평택뜰의 자연과 지평선 너머 아름다운 노을이 감동을 주는 곳. 평택 초록미소마을에서 체험하는 쌀겨효소찜질은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친환경 쌀겨를 온몸에 덮어 몸을 따뜻하게 함으로써 면역력을 높이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자연 치유 기능을 지녔다. 자연 발효시킨 쌀겨에서 미생물이 증식해 60~70℃의 고온 자연발효열과 원적외선이 방출된다. 쌀겨에 함유된 각종 영양소로 아름다운 피부를 가꿀 수 있다.
겨울이면 눈 덮인 황태 덕장 인제 황태마을
겨울의 추위와 볕에 의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쫄깃하게 마르는 황태가 가득한 덕장의 눈 덮인 풍경은 겨울이 주는 선물과도 같다. 이곳에 오면 황태 덕장을 둘러보며 명태가 황태가 되어 우리 식탁에 올라오기까지 서른세 번의 손길이 지나가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인근 매바위 아이언웨이는 초보자들이 암벽등반을 체험하기에 좋지만 겨울 시즌에는 전문가들을 위한 빙벽타기 장소로 이용된다.
자연이 살아 숨 쉬는 힐링 1번지 양구 약수산채마을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양구에 자리 잡은 소박한 산촌마을. 마을 앞으로는 후곡 약수와 어우러진 시원한 냇물이 길게 이어져 흐른다. 겨울에는 마을 어귀의 논을 이용한 자연 얼음판에서 겨울 전통놀이(새끼꼬기, 얼음썰매, 팽이치기)를 즐길 수 있으며 청춘양구치유센터, 찜질방에선 고향의 푸근함을 느낄 수 있다. 서울에서 승용차로 한 시간 30분 거리에 있어 언제고 찾아가기 쉽다. 마을 안에 펜션이 갖춰져 편안한 여행이 가능하다.
졍겨움과 따스함이 있는 겨울놀이 괴산 백마권역마을
백마권역 체험휴양마을은 중부고속도로 증평IC, 음성IC에서 30분 미만 거리에 있다. 백마산과 백마저수지를 끼고 있어 자연스럽게 백마권역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곳에선 매년 정기적으로 겨울놀이 축제를 개최하고 있으며, 올해로 4회 차를 맞았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빙어 뜰채잡기, 화롯불 체험 등 각종 겨울놀이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으며 빙어튀김, 미꾸라지 짜글이 등 겨울철 이색 먹거리를 선보이며 겨울 관광명소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충남 청양 알프스마을
얼음분수 꽃피는 겨울 놀이터 ‘청양 알프스마을’
칠갑산 자락 아래 한적한 곳에 터를 잡은 알프스마을은 겨울이 되면 더 북적인다. 매년 12월 말부터 2월 중순까지 이어지는 얼음분수 축제는 2014년엔 방문객이 20만 명에 육박했을 정도로 인기가 대단하다. 마을을 따라 흐르는 계곡과 수영장에 하늘로 솟은 수십 개의 얼음기둥, 눈과 얼음으로 만들어진 조각작품은 이색적인 볼거리를 제공하며 얼음봅슬레이, 맨손 빙어잡기 등 놀거리도 다양하다.
엿가락 만들며 고향 체험 임실 학정마을
전북 전주시에서 45km 지점에 위치한 학정마을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동쪽으로는 오수면, 서쪽으로는 덕치면, 남쪽으로는 순창 동계면, 북쪽으로는 청웅면과 임실읍이 인접한 고즈넉한 공간이다. 전국 3대 박사마을 중 한 곳으로 100여 명의 박사를 배출한 비결은 마을에서 만드는 쌀엿 때문이라고 한다. 지친 하루, 달콤한 먹을거리가 당기는 날, 진득하게 무언가를 잘근 씹고 싶은 날 이곳에 오면 직접 엿을 만들고 맛볼 수 있다.
하늘 아래 첫 동네서 한옥 체험 장흥 신덕마을
광주, 목포, 순천 등 호남의 주요 도시에서 한 시간 거리쯤 떨어진 장흥 신덕마을은 400m 고지대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만으로 ‘하늘 아래 첫 동네’라는 별명을 얻을 만하다. 이곳은 유기농업이 전체 경작지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친환경 농업 마을로 땅이 건강하고, 몸이 건강하고, 마음이 건강해야 한다는 이념으로 깨끗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고 있다. 아름다운 자연과 잘 어우러진 전통 한옥에서 살아가는 주민들과 만나기 위해 많은 방문객이 찾고 있다.
울진 백암온천마을
잘 먹고 잘 사는 법 알려주는 울진 백암온천마을
산 좋고 물 좋고 따스한 정이 넘치는 마을. 백암온천마을은 백암산에서 흘러 내려오는 온정천을 앞에 두고 700년 수령의 느티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이 속에서 온천욕을 즐기고 산채비빔밥 등 전통 먹거리와 블루베리칼국수 등 친환경 먹거리까지 더하면 아름다운 추억을 한아름 안고 돌아갈 수 있다. 자연휴양림을 거닐고 편백나무로 지은 황토 체험방에서 1박2일 보내다 오면 이내 지친 몸과 마음이 치유된다.
조상의 길쌈 문화가 생생 사천 바리안마을
사천 바리안마을은 솔숲 향 가득한 와룡산 기슭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 배우는 작은 베틀짜기 체험은 우리 조상들이 옷감 하나를 짜는 데도 많은 정성과 노력을 기울였음을 알게 해준다. 이 밖에도 깨끗한 흙을 마음껏 만지며 농산물을 심고 가꾸고 수확하는 농촌 체험과 숲, 나무, 들꽃, 산야초, 곤충, 물고기를 눈으로 보고 만지는 생태 체험, 현대적 먹거리부터 시골 인심이 곁들여진 이색 먹거리(멧돌가비, 오가피 아이스크림) 체험까지 즐길거리가 무궁무진하다.
자연이 살아 숨쉬는 곶자왈 마을 제주 청수리
‘맑고 깨끗한 물이 흐르는 곳’이란 뜻의 청수리는 제주공항에서 서쪽으로 약 45km에 자리한 중산간 마을로 65만 평의 광활한 곶자왈(덤불숲)이다. 곶자왈의 용암이 만들어낸 요철 지형은 맑은 지하수를 제공하며, 북방한계 식물과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숲을 이루어 생태계의 허파 구실을 한다. 곶자왈은 화산암으로 이뤄져 식물이 자랄 수 없을 것 같지만 의외로 나무들이 울창한 숲을 이뤄 신비하고 평온함을 주는 곳이기에 일상에서 벗어나 한때의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