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부터 수도권에서 새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면 거치기간 없이 원금과 이자를 모두 분할 상환해야 한다.
대출자에게는 금리 변동 가능성을 반영한 가산금리가 적용되며 대출 후에도 중간 점검 차원에서 모든 부채의 원리금상환액까지 고려한 DSR(총부채 원리금상환비율) 평가 시스템이 도입된다.
금융위원회는 12월 14일 이 같은 내용의 ‘가계부채 관리방향 및 은행권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수도권은 내년 2월 1일, 비수도권은 내년 5월 2일부터 적용한다. 앞서 금융위, 금융감독원,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한국은행, 전국은행연합회 등은 가계빚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계부채 관리협의체를 운영해 왔다. 가이드라인은 가계부채 종합 관리방안을 구체화한 조치로 은행권의 대출심사 방안에 초점을 맞췄다.
담보능력 심사 위주였던 기존 은행권 대출심사를 소득에 연계한 상환능력 심사에 중점을 두는 쪽으로 바뀌는 내용을 핵심으로 담았다. 갚을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대출을 취급하기 위해 실제 소득을 근거로 한 상환능력 평가가 이뤄진다. 대출자의 소득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원천징수영수증, 소득금액증명원 등 소득증빙 자료가 우선 검토된다.
소득증빙은 원천징수영수증(근로소득), 소득금액증명원(사업소득) 등 객관성이 있는 증빙소득을 제출하는 것이 원칙으로 하기로 했다. 다만 증빙소득으로 확인이 어려울 경우 국민연금, 건강보험료를 바탕으로 추정한 소득(인정소득)이나 신용카드 사용액, 매출액 등으로 추정한 소득(신고소득)을 활용하도록 했다.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비수도권은 최저생계비를 소득자료로 활용하는 경우도 많았으나 최저생계비는 집단대출, 소액대출(3,000만 원 이하)에 한해 영업점장 관리하에 제한적으로 허용키로 했다. 주택구입자금을 위한 대출은 원칙적으로 처음부터 원리금을 나눠갚는 방식인 비거치식 분할상환만 가능해진다.
원칙적으로 비거치식 분할상환이 적용되는 대상은 신규 주택구입용 대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또는 DTI가 60%를 넘는 대출(DTI가 30% 이하인 경우는 제외), 주택담보대출 담보물건이 신규대출 포함 3건 이상인 경우, 신고소득을 적용한 대출 등이다. 이런 조건에 해당하지 않는 대출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만기 일시상환 대출이나 거치식 대출을 여전히 할 수 있다.
대출자의 부담을 덜기 위해 다양한 예외 규정도 마련했다. 재건축 아파트 등의 중도금 집단대출이나 불가피한 채무 인수, 일시적 2주택 처분 등 명확한 상환계획이 있는 경우는 예외로 인정된다. 아울러 의료비·학자금 등 불가피한 생활자금으로 본부 승인을 받은 경우는 비거치식 분할상환 원칙에서 배제된다.
신규 주담대에 대해 기타부채의 원리금상환액까지 고려한 DSR 평가시스템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소득 대비 총부채 원리금상환액이 은행에서 판단하는 적정 수준을 초과할 경우 은행 자체의 사후관리 대상으로 선정해 부실화 예방을 위한 모니터링을 강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