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대 직장인 A 씨는 급여가 입금되는 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이용하고 있다. 그런데 내 집 마련을 위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확인하던 중, 일정 건수 이상 자동이체 서비스를 등록하면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다른 은행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A 씨는 주거래은행 대신 그 은행의 계좌에서 자동이체가 이뤄지도록 자동이체 통합관리 시스템(페이인포)을 통해 계좌 정보를 변경하고 신규 대출 계약 시 우대금리를 적용받았다.

# 40대 주부 B 씨는 신용카드 이용대금, 가스요금, 이동통신요금 등이 서로 다른 계좌에서 납부되도록 자동이체 서비스를 등록해놓았다. 그런데 지난달 이동통신요금이 빠져나가는 계좌의 잔액이 부족해 요금이 미납 처리되고 말았다.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B 씨는 페이인포를 통해 여러 계좌에서 출금되던 자동이체를 주거래은행 계좌에서 출금되도록 통합했다.

그간 주거래 계좌를 변경하기 위해서는 요금 청구기관(카드사, 보험사, 통신사 등)별로 기존 자동이체 출금계좌를 일일이 해지하고 새로 등록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그런데 지난 10월 도입된 ‘계좌이동 서비스’는 이러한 불편을 해소해줄 것으로 보인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자동이체 출금계좌를 다른 은행의 계좌로 변경하거나, 기존 계좌에 연결되어 있던 여러 건의 자동이체 항목을 새로운 계좌로 간편하게 옮길 수 있다.

계좌이동 서비스는 자동이체 통합관리 시스템 페이인포(www.payinfo.or.kr)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페이인포는 은행 등 금융회사에 등록된 자동납부 목록을 조회하고 건별로 선택·해지할 수 있는 온라인 서비스다. 공인인증서를 통한 로그인과 휴대전화 인증 등을 통해 간단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금융결제원과 은행권이 태스크포스(TF)를 구축(2015년 6월)해 은행 등 51개 금융회사의 계좌에 등록된 요금 청구기관 약 7만 개에 대한 자동납부 약 7억 개, 은행 간 자동송금 약 5,000만 개 정보를 통합 관리한다.

현재는 페이인포를 통해 개인 수시입출금식 예금계좌에서 출금되는 이동통신, 보험, 카드 등 3개 업종 ‘자동납부’의 출금계좌를 변경할 수 있다. 내년 2월부터는 적금·펀드 납입금, 회비, 월세 등에 대한 ‘자동송금’ 서비스를 포함해 모든 자동이체에 대한 서비스가 개시된다. 이어 6월부터는 전국 오프라인 은행 지점에서도 신문사, 학원 등을 포함한 모든 요금 청구기관에 대한 자동납부 변경이 가능하다.

다만 은행 및 요금 청구기관이 특정 은행을 통해서만 자금이체 거래가 가능하도록 약정한 경우에는 계좌 변경이 불가능하므로 요금 청구기관을 통해 자동이체 등록이 가능한 은행이 어디인지 사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또 변경 전후 계좌 중 어느 하나가 은행 외 금융회사(우체국, 증권사, 저축은행 등) 계좌인 경우에도 요금 청구기관에 직접 변경을 요청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계좌이동 처리 중 기존 계좌를 해지하는 과정에서 미납, 연체, 신용 하락 등 피해가 발생할 경우 관련 이력 삭제 및 수수료 미부과를 요청해 소비자 피해를 구제하는 방안을 마련해놓았다. 또 변경 전후 계좌에서 이중출금이 됐을 땐 변경 전 계좌에서 즉시 이를 환급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금융결제원은 “계좌이동 서비스 등장에 따라 주거래은행 변경이 용이해지면 은행 간 혁신적인 상품, 차별적인 서비스 제공에 대한 경쟁도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고객의 계좌에 잔액이 부족해도 전기료, 통신료 등 공과금 성격의 요금이 출금될 수 있도록 은행이 제공하는 신용공여 서비스 등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가족 단위 금융 혜택이나 금융사 계열사에서 제공하는 포인트를 통합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도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은행에서는 고객의 지급결제 실적을 신용 평가 시 보조평가 빅데이터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금리인하는 강화된다. ‘금리인하요구권’은 취업·승진 등 직장 변동, 소득 및 재산 증가 등으로 대출 실행 당시와 비교해 신용 상태가 개선됐을 때 행사할 수 있는 제도다. 기업에서는 재무 상태 개선, 회사채 등급 상승, 특허 취득 등의 경우에 가능하다. 대출기관에 재직증명서, 급여명세서 등 관련 증빙서류를 제출하고 금리 인하 신청을 하면 기관의 자체 심사를 거쳐 1%포인트 전후로 금리 인하를 받을 수 있다.

모든 은행이 금리인하요구권을 내규와 상품설명서에 반영하고는 있으나 설명을 생략하고 형식적으로만 설명하는 사례가 발생함에 따라 정부는 ‘금리인하요구권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다. 이를 토대로 은행들이 고객에게 금리인하요구권에 대해 충실히 설명하는지를 지속적으로 암행 점검할 예정이다.

특히 제2금융권 금융회사의 상당수가 세부 운영기준 마련이 미흡해 금리 인하 인정 사유, 적용 대상, 요구방법 등 구체적인 사항을 내규에 반영토록 추진한다. 금융회사별로 금리인하요구권 행사 요건이 상이해 발생하는 형평성 문제는 기본적인 행사 요건을 정비해 반영토록 할 방침이다. 소비자의 인식 확산을 위한 교육 및 홍보도 강화한다.

2014년 말 기준 금융회사가 보유한 휴면 금융재산은 총 1조6,342억 원. 여기에 금융회사의 부당한 업무 처리, 복잡한 보험 상품 내용 등으로 발생한 미환급금 등을 포함하면 휴면 금융재산의 규모는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감독원은 2003년부터 2014년까지 7조2,000억 원 상당의 휴면 금융재산을 주인에게 환원했지만 여전히 다양한 분야에 휴면 금융재산이 존재함에 따라 ‘휴면 금융재산 등 주인 찾아주기’ 종합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사전에 휴면 금융재산 발생 최소화를 위해 권리 행사 기일 도래 전후 수령 예상 금액 등을 안내하는 사전 통보 서비스 등을 마련했다. 휴면성 신탁·계좌 상시 조회 시스템 구축(현재는 창구 방문을 통해서만 가능), 휴면성 증권계좌 관리 대상 확대(현재 10만 원 이하 계좌로 한정) 등의 방안은 이미 발생한 휴면 금융재산 주인 찾아주기 노력 강화의 일환이다. 금융회사의 부당한 업무 처리(상품 설명 부실, 중복 판매) 등으로 고객이 손실을 입었을 때는 손실금을 환원토록 조치하며, 자동차 사고 정보를 활용해 미청구된 보험금을 청구하도록 안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