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요양기관 현지조사에서 3곳 중 2곳 이상은 불법·부당행위가 적발되고, 부당청구액 또한 수백억 원에 달하는 등 장기요양기관의 모럴해저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장기요양기관 현지조사 현황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3년 4월 말까지 현지조사 대상기관 8,221개소 중 64.1%에 달하는 5,271개소에서 불법․부당행위가 적발되었고, 부당청구액은 총 381억1,9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조사대상기관 중 매년 59.1~73.1%의 비율로 위반기관이 적발되는데, 2013년은 대상기관 340개소 중 71.8%에 달하는 244개소가 적발되었다. 이는 2012년 적발률 59.1%에 비해 12.7%p나 급증한 수치이다.
부당유형을 살펴보면, 서비스에 필요한 인력을 기준보다 적게 배치하거나 정원보다 많은 입소자를 받는 등 가산·감액조정 위반이 36.2%(137억8,800만 원), 방문목욕서비스에는 반드시 2명이상이 가야함에도 1명만 방문하고 급여는 2명분을 받는 등 산정기준 위반이 34.2%(130억2,000만 원)로 법령상 정해진 급여기준을 위반한 사례가 전체의 70.4%(268억800만 원)로 이용자에게 심각한 불편을 주는 사례가 가장 많았다.
또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도 제공한 것처럼 허위로 청구한 사례도 18.5%(70억5,200만 원)에 달해 운영자의 모럴해저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무자격자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타인의 명의로 청구하거나, 수급자의 동의 없이 서비스를 제공한 사례도 있었다.
더 큰 문제는 현행 장기요양기관 현지조사의 경우 부정수급이 의심되는 일부기관만을 선정해서 조사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밝혀지지 않은 불법․부당행위 및 부당청구액은 더욱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 현지조사 대상기관은 총 장기요양기관 1만5,056개소 중 13.1%인 1,973개소에 불과하다.
전체 기관을 대상으로 조사를 하기에는 장기요양기관 수가 너무 많고, 행정 인력 상의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제도가 시행된 지 5년을 넘어가며 안정화 되어가는 현 시점에서 장기요양기관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을 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매년 부정수급이 의심되는 일부 기관을 조사하고 있지만, 여지껏 한 번도 점검을 받지 않은 기관도 상당해 이들에 대한 조사는 반드시 필요하다.
이에 대해 신의진 의원은 “장기요양기관의 증가와 더불어 부정수급 또한 급증하고 있어 장기요양보험의 지속가능성이 위협받는 실정”이라고 지적하며, “불법행위는 철저히 밝혀 재정누수를 막고 복지재정의 효율성을 도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남정식 기자(rlaqudgjs9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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