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 서북병원이 평균 4만~5만 원이었던 말기암 환자의 1일 간병비를 4,000원으로 획기적으로 낮추는 ‘호스피스 완화의료 도우미 제도’를 서울에서 최초로 시행한다.
이 제도의 시행은 지난 7월 15일 호스피스·완화의료 서비스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보건복지부가 완화의료전문기관에 선택적인 실시를 권고한 것에 따른 것이다. 현재 전국 60개 완화의료전문기관 중 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곳은 안양, 전주, 대구의 병원‧호스피스시설 4곳으로, 간병인력 확보와 관리에 어려움이 있고 제도 시행 초기 투입예산이 큰 부담으로 작용해 참여가 저조한 실정이다.
호스피스 완화의료 도우미 제도는 한국호스피스 완화의료학회에서 40시간 교육을 이수한 전문 요양보호사인 ‘호스피스 완화의료 도우미’를 병원의 완화의료병동에 환자 4명당 1명, 3교대 근무가 가능하도록 배치하는 것이다. 기존에는 병원에서 고용한 요양보호사를 공동 활용하거나 개인적으로 간병인을 고용해 환자를 돌봐왔다.
병원이 호스피스 완화의료 도우미 제도를 운영해 건강보험 수가로 청구함으로써 환자들이 월 120만~240만 원까지 개인적으로 부담하던 간병비를 1일 4,000원으로 일괄 적용받게 된다. 서북병원은 3개월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11월 5일부터 호스피스 완화의료 도우미 제도를 시작, 말기 암 환자와 가족들의 간병비 부담을 줄여나가겠다고 밝혔다. 24명의 호스피스 완화의료 도우미가 호스피스 전문 간호사의 지도·감독 하에 완화의료 보조 활동(위생, 배설, 식사, 이동 등)을 환자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이로써 환자는 하루 4,000원으로 4인 병실에서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호스피스 완화의료 도우미의 기본적인 일상생활 보조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돼 질병으로 인한 고통과 경제적 부담 등 이중고에 시달리던 말기 암 환자와 가족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북병원은 2005년 12월 자체적으로 호스피스 병동 6병상을 운영한 것을 시작으로 2009년 3월 완화의료전문기관으로 지정되면서 29병상으로 확대시켰으며, 질 높은 완화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현재 21병상(4인실 5개, 1인 격리실 1개)으로 조정해 운영 중이다. 이외에도 상담실, 가족실, 목욕실, 임종실, 휴게실 등도 함께 조성해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편안하고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환자들이 삶을 평화롭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의료진뿐 아니라 사회복지사, 성직자, 자원봉사자, 영양사, 요법치료사 등이 ‘다학제적 완화의료팀’을 구성해 다양한 돌봄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전문 요법치료사들이 원예·미술·음악요법을 병행해 환자들의 정서적 지지와 통증 완화에 도움을 준다. 호스피스 전문간호사와 자원봉사자들이 생일축하 모임, 사별가족지지 모임 등을 주선하고, 환자를 찾아가 목욕, 이발, 발마사지 등을 도우며 말벗이 되어준다. 병원은 앞으로도 호스피스 완화의료 도우미 제도 시행을 안정화하고 환자 돌봄 서비스를 다각화함으로써 말기 암 환자들의 여생을 편안하고 의미 있는 시간으로 만드는 데 노력해나갈 계획이다.
나백주 서북병원장은 “호스피스 완화의료 도우미 제도 시행으로 환자와 가족들의 간병비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질 높은 완화의료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져 삶의 질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말기 암 환자의 인권을 존중하는 것은 물론 존엄한 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돕기 위해 서울시 공공보건의료 중심기관으로서 선도적인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