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교육청에서 운영하고 있는 대구내일학교 늦깎이 학생들의 졸업식과 입학식을 9월 23일 시교육청 행복관에서 가진다.
초등과정 졸업식은 올해 4회째로 작년 9월에 입학한 179명 중 건강 및 가정 사정 등으로 중도에 그만둔 58명을 제외한 121명이 졸업을 한다. 중학과정은 2회째로 작년 9월에 30명이 입학헤 27명이 졸업을 한다. 만18세 이상 성인대상의 학력인정 문해교육은 일반적으로 초·중학과정 모두 3년이나 입학 시 별도의 진입 진단평가를 거치면 1년 만에 졸업할 수 있다.
초등과정 졸업생의 평균연령은 68세이다. 하봉숙(여, 80세) 학습자는 "팔십이 된 내 나이에 초등학교 졸업장을 받는다고 생각하니 꿈만 같다. 딸의 소개로 시작한 공부인데 올해 내일학교 중학과정도 입학하게 된다. 입학을 앞두고 무척 설레고 하늘 끝까지 뛰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중학과정 졸업생의 평균연령은 64세이다. 류홍미(여, 75세) 학습자는 "초등학교 3학년까지 다니다가 6·25전쟁으로 학교를 다닐 수 없었다. 작년에 초졸 검정고시를 합격한 후 대구내일학교 중학과정을 입학하였다. 이제 중학교까지 졸업을 하게 되어서 자녀들이 더 기뻐하고 자랑스러워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중학과정 졸업생 중에 부부 학습자, 남매 학습자도 나란히 졸업하게 된다.
올해 입학식에는 지난 8월 29일 진입 진단평가를 거친 초등과정 주간반 142명, 초등과정 야간반 11명, 중학과정 120명이 입학한다. 입학생 평균연령은 초등과정은 68세이며 중학과정은 64세이다. 초등과정 입학생은 명덕초·달성초·성서초·금포초에서 낮에 공부를 하며 야간반은 중앙도서관에서는 11명의 만학도가 저녁 7시 반부터 9시까지 공부하게 된다. 중학과정은 제일중학교에서 신입생과 재학생 269명이 학업을 하게 된다.
초등과정 최고령 입학생인 조남애(여, 90세) 학습자는 "일본강점기에 충북 영동에서 태어나 소학교 분교에서 일본 선생님에게 일본어를 배웠고 우리글은 배우지 못하였다. 당시 한국 처녀들을 일본군 강제위안부로 데리고 가는 분위기라서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하고 일찍 시집을 갔다. 우리 글을 배운 적이 없어서 소리 나는 데로만 적을 수 있어 주변 사람들이 글을 모른다고 수군거릴 때 많이 부끄러웠다. 나이는 많지만 계속 공부를 해서 우리글을 바르게 잘 쓰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초등과정 야간반에 입학하는 김형화(남, 68세) 학습자는 "6·25전쟁으로 집안이 어려워져 초등학교를 다닐 수 없었다. 지금까지 먹고살기 위해 조그마한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데 낮에는 학원이나 학교를 다닐 시간이 없었는데 올해 개설된 초등과정 야간반에 입학하게 되어 아내가 더 기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졸업하는 학습자들은 졸업시화전 '나도 시인이다'에 출품한 작품을 책으로 묶어 '2015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도 펴냈다. '늙은 초등학생, 호랑이보다 무서운 받아쓰기, 70년의 한(恨)' 등 한 권의 시화집에는 늦깎이 학생들의 삶의 애환과 세월을 담은 이야기가 고스란히 녹아있다. 시화집은 졸업생들에게 한 권씩 선물로 증정되며 이외에도 지역 학교와 공공도서관 등에 배부된다.
우동기 교육감은 "대구내일학교를 운영한 지 올해로 5년째가 되고 초등과정 403명과 중학과정 52명 총 455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게 되었다. 어려운 환경으로 배움의 기회를 놓친 지난날의 응어리를 대구내일학교를 통해 새로운 꿈으로 펼쳐 나가시는 학습자들에게 진심으로 찬사와 격려의 박수를 보내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