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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기 의존 높으면 치매가 온다?!

어린 나이부터 건망증 심하면 우려

입력 2015년05월06일 09시19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일 분 일 초라도 빨리 침대에 눕고 싶은 생각에 퇴근하고 헐레벌떡 집으로 돌아온 당신, 그런데 현관문 앞에서 갑자기 먹먹해진다. 현관문 비밀번호가 기억이 나지 않는 것. 비밀번호가 무엇이었는지 머리를 쥐어 뜯어봐도 떠오르는 건 네 자리라는 것뿐. 비밀번호로 지정했을 법한 자신의 휴대폰 뒷자리 번호를 떠올려보는데 휴대폰 번호도 생각이 안 난다. 생일로 비밀번호를 지정했을지도 몰라 생일을 떠올려보는데 생일도 기억이 안 난다.

 

이럴 때 할 수 있는 건? 아무거나 떠오르는 네 자리 번호를 눌러보는 것. 다섯 번의 시도 끝에 잠금장치가 경보음을 내기 시작한다. 집주인이면서도 집에 들어갈 수 없는 비극적인 현실. 마스터키를 갖고 있는 가족이 도착할 때까지 현관문 앞에서 기다릴 수밖에 없다. ‘내 뇌가 어떻게 된 걸까?’라고 걱정하며 스마트폰으로 증상을 검색을 하는 당신. 바로 그것이 문제의 시작이다.

 

or 진화?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의 단순한 덧셈, 뺄셈을 할 때도 계산기를 찾아야 하거나 늘 기억하고 있던 가족들 번호가 기억나지 않던 경험이 있다면 한 번쯤 디지털치매를 의심해 봐야 한다. 디지털치매는 컴퓨터, 휴대폰, 내비게이션, 계산기 등 디지털 기기에 너무 의지한 나머지 기억력과 계산력이 크게 퇴화된 상태에서 과다한 정보 습득으로 인해 건망증이 심해진 상태를 가리킨다.

 

노인성 치매는 기억력 저장 창고인 수백억 개의 뇌 신경세포 뉴런이 파괴되면서 발병하는 질병인 반면 디지털치매는 사회적 현상이 낳은 증상으로 분류된다. 주로 10~30대인 젊은이들에게서 나타나는데 이들 중에는 증세가 심각해 병원을 찾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젊은이들뿐 아니라 기억력과 사고 능력을 디지털 기기에게만 의존해 기억하려는 습관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나이를 막론하고 디지털치매에 걸릴 수 있다.

 

한편 프랑스 철학자 미셸 세르는 디지털치매에 대해 새로운 주장을 펼쳐 눈길을 끈다. 디지털치매는 현대 인류가 진화하면서 이뤄지는 과정이라는 것. 인류의 진화 과정을 돌아봤을 때 상실하는 능력이 있으면 얻게 되는 능력도 있다며 직립원인을 예로 들었다. 인류가 직립원인으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손을 자주 사용하게 되어 먹이나 물건을 무는 입의 기능은 퇴화했지만 대신 말하는 기능을 얻은 것처럼 잃는 능력이 있으면 동시에 얻는 능력도 있다는 것이다.

 

또 문자와 인쇄술의 발명으로 호메로스의 서사시를 암송할 수준의 기억력을 상실했지만 기억의 압박에서 벗어나 좀 더 창조적인 일을 할 수 있게 된 것도 예로 들고 있다. 현대인에게 나타나는 건망증 현상은 단순 기억이나 계산의 부담에서 벗어나 정보를 통제하고 관리하며 지식을 창조하는 능력을 향상시키는 과정일 뿐이라며, 현대의 디지털치매 현상도 진화과정일 뿐이라고 강조한다.

 

예방법은?

일각에서는 디지털 기기에 의존하면서 이성의 핵심 기능인 비판적 사고력까지 잃기 때문에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는 반론을 제기한다. 그렇기에 디지털치매를 막기 위해서는 미리 예방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디지털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매일 손으로 일기를 쓰고 머리로 계산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 일기는 뇌에 저장된 기억을 끄집어내는 기능을 하므로 기억력 유지에 좋다. 또한 전화번호나 성경의 구절, 시구 등을 암기하고 신문이나 책을 매일 한두 시간씩 꼼꼼히 읽어도 디지털치매를 막을 수 있다.

 


 

남정식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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