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 시즌에 접어들어 시뮬레이션이 시작되자 이른바 ‘13월의 보너스’라고 불리던 연말정산 환급액이 줄어들거나 세금을 더 내야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 기획재정부는 19일 설명자료를 통해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의 전환 취지를 설명하고 간이세액표 개선 등 보완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2012년 9월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종래 ‘많이 걷고 많이 환급’받던 방식에서 ‘적게 걷고 적게 환급’받는 방식으로 간이세액표를 변경했다. 간이세액표 개정은 국가가 이자부담도 없이 미리 세금을 많이 징수한다는 불만과 함께 가처분소득을 감소시켜 내수활성화에 역행한다는 주장을 감안한 것이었다.
이에 따라 소득공제의 세액공제 전환 등이 없어도 지난해 초 논란이 됐던 것처럼 종전과 달리 연말정산 환급액이 크지 않거나, 추가로 세액을 납부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하지만 2013년 세법개정을 통해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해 세율이 높은 고소득 근로자의 세부담은 증가하나 세율이 낮은 저소득 근로자의 세부담은 감소토록 설계했다. 6%, 15% 세율이 적용되는 저소득층은 15%의 세액공제율이 적용돼 세부담이 같거나 감소한다.
그러나 24%~38% 세율이 적용되는 고소득층은 세부담이 증가한다. 다만 세액공제로의 전환, 근로소득공제 축소 등으로 인해 세부담이 증가되는 측면을 감안해 2013년 세법개정시 근로소득세액공제 한도를 최대 16만 원 확대했다.
총 급여 5,500만 원 이하는 50만 원에서 66만 원으로 변경했다. 총 급여 7,000만 원 이하는 기존 50만 원에서 63만 원으로 확대했으며, 총 급여 7,000만 원 초과에 대해서는 50만 원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총급여 5,500만 원 이하는 평균 세부담이 증가하지 않고 총급여 7,000만 원 이하는 평균 2만∼3만 원 수준에서 증가하게 된다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다. 이는 다만 1,600만 명 근로소득자의 통계를 기준으로 평균적인 세부담을 계산한 것으로 동일구간 내에서 공제항목 또는 부양가족 수 등에 따라 개별적인 편차는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세액공제의 전환으로 총급여 7,000만 원을 초과하는 근로자의 세부담은 증가한다. 총급여 7,000만 원의 경우는 전체 근로자 중 상위 10%인 고소득 근로자에 해당한다. 이런 경우 올해 연말정산시 세액공제로의 전환과 함께 2012년 간이세액표 개정 효과가 맞물려 근로자의 체감 세부담이 급작스럽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아울러 정부는 세액공제 전환을 통한 고소득자의 세부담 증가로 마련된 재원으로 저소득층에게 세제상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근로장려세제(EITC) 확대 및 자녀장려세제를 신설했다. 올해부터 EITC 지급금액을 최대 210만 원까지 확대하고 지급대상에 전체 자영업자 및 기초생활수급자를 포함하는 한편, 총소득 4,000만 원 미만으로서 부양자녀가 있는 경우 올해부터 자녀장려금을 자녀 1인당 최대 50만 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정부는 고소득자의 세부담 증가와 저소득자의 세제지원 확대를 통해 세전·세후 지니계수의 개선효과가 미미하다는 우리나라 소득세제의 문제점을 개선해 소득세제의 소득재분배 기능을 제고한다는 복안이다.
한편 정부는 올해 소득공제가 세액공제로 전환돼 연말정산을 하는 첫 해인 만큼 연말정산에 따른 개별적인 세부담 변화를 면밀히 분석해 간이세액표 개정, 분납 등 보완방안도 검토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