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시장이 변화하고 있다. 술을 마시는 행동도 바뀌고, 즐겨 마시는 술도 달라지고 있다. 으레 2차 이상 이어지던 술자리가 1차만으로 끝나고, 소주를 주로 마시던 1차 술자리를 맥주로 시작하고, 술집/음식점에서 마시던 술을 집 안에서 마시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 술과 관련된 산업과 문화에 지각변동이 진행되고 있다.
2010년부터 매년 2차례씩 ‘주류 시장에 대한 대규모 기획조사’를 실시해 온 마케팅인사이트가 지난 10월 실시한 제 10회 조사에서 최근 한 달 동안 1회 이상 술을 마신 적이 있는 소비자들에게 ‘술자리 참석 차수’와 ’1차 술자리에서 주로 마시는 술’, 요즘 ‘주로 술을 마시는 장소’는 어디인가를 물었다. 그 결과 술자리는 가볍게, 마시는 술은 약하게, 마시는 장소는 ‘집’의 응답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었다. 사상 처음으로 ‘주로 마시는 술에서 맥주가 소주를 앞서고, ‘술하면 소주를 연상하는 비율이 감소하는 경향과 함께 술시장이 크게 변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사진제공: 마케팅인사이트
5년 전, 2010년 하반기 ‘주류 기획조사’에서 2차 이상 술자리까지 참석하는 비율은 59.5%, 1차만 참석하는 비율은 40.5%였다. 그러나 지난 5년간 2차 이상 참석하는 비율은 연평균 1.7%p 하락해 최근 조사에서는 50.9%로 감소했고, 1차까지만 참석하는 비율은 2회 조사 대비 8.6%p 증가한 49.1%로 나타났다. 둘 간의 차이는 2%p에 미치지 못해 다음 번 조사에서는 1차로 끝내는 비율이 2차 이상 보다 높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1차 술자리에서 주로 마시는 술도 바뀌고 있다. 소주로 시작하는 비율은 5년에 걸쳐 연평균 3.7%p 하락, 맥주는 2.4%p 상승하여 최근 조사에서는 소주 41.8%, 맥주 33.7%로 그 격차가 현격히 줄어들었다. 소맥(소주+맥주) 폭탄주의 비율은 2012년 상반기(11.7%) 이후 거의 변화가 없다. 아직까지는 1차에서 소주를 마시는 비율이 더 높지만 맥주의 상승세와 소주의 하락세가 꾸준하다. ‘주로 마시는 술’에서 사상 처음으로 맥주가 소주를 앞섰던 것처럼 1차 술자리에서 마시는 술도 맥주가 소주를 제치고 1위에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술 마시는 차수, 주종, 장소 등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술을 주로 마시는 장소는 술집/음식점으로부터 거주하는 집으로 옮겨 가고 있다. 술집/음식점에서 마시는 비율은 계속 감소해 이번 조사 57.1%로 5년전 대비 10.2p 감소했다. 1회 조사에서는 술집/음식점이 67.3%로 집(32.7%) 보다 무려 34.6%p 앞섰다. 그러나 이제는 그 차이가 14.2%p에 불과하다. 5년 사이 20%p 가까이 차이가 줄어든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