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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마민족 후예 깨닫는 계기 돼야죠”

“말산업은 융복합 6차 산업으로서 농촌의 새로운 출구”

입력 2014년10월08일 19시15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말산업박람회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성공한 박람회를 만들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고 있다. 이번 말산업박람회는 조금 특별하게 느껴진다. 올해가 말의 해다. 2010년 첫 행사가 열린 이후 3회째를 맞는 만큼 더욱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다.

 

한국마사회 말산업박람회 TF팀에 든든한 지원군이 등장했다. 조직위원장을 맡은 이수성(75) 전 국무총리다. 1995년 제29대 대한민국 국무총리, 서울대학교 총장, 삼성언론재단 초대 이사장 등 굵직한 직책을 두루 맡아 실무경험이 풍부하다.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열정적으로 조직을 이끌고 있다. 그는 이번 말산업박람회가 국민들이 훌륭한 기마민족의 후예임을 깨닫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막바지 준비로 한창인 이수성 조직위원장을 922일 서울 양재동 자택에서 만났다. 한 시간 정도 이어진 인터뷰 내내 그는 인자한 미소를 잃지 않았다. 하지만 말과 관련한 민족의 역사와 기상을 강조할 때는 말 속에 강한 힘이 담겼다.

 

말산업박람회 조직위원장이라는 중요한 임무를 맡았습니다. 어떤 계기가 있었나요?

현명관 마사회장의 적극적인 권유가 계기가 됐습니다. 현 회장은 한국 경제계를 위해 많은 일을 한 분으로 저와는 오랫동안 알고 지내는 사이입니다. 현 회장은 마사회와 경마에 대한 이미지 개선과 한국 말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도 고분분투하고 있습니다.

 

그런 그가 직접 전화를 걸어 요청하니 차마 거절하기가 힘들었죠. 나이가 들어 체력적인 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여건이 허락하는 한에서는 최선을 다해 보기로 결심했습니다.”

 

말산업박람회가 올해로 3회째를 맞았는데요, 아직도 잘 모르는 분들이 있습니다. 간단하게 소개해 주시죠.

말산업박람회는 국내 말산업 분야의 수요 확대 및 유통 활성화를 촉진하기 위해서 2010년 처음 열렸습니다. 산업으로서의 말산업 성장을 견인하고 도시와 농촌 간의 교류를 활성화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행사이지요. 박람회 기간 중에 말과 관련된 해외 기업을 포함해 1·2·3차 산업에 속하는 모든 기업이 산업전시관에 모여 기업을 홍보하고 정보를 교류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일반 대중에게 말산업을 소개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돼 있어요.”

 

회가 거듭될수록 발전하는 박람회가 돼야 할 텐데요. 올해 주목할 만한 행사나 달라지는 것들은 뭐가 있을까요?

“1,2회 박람회는 전문 산업박람회로서의 역할에만 충실했습니다. 이번 박람회는 청마의 해를 맞아 일반 국민들이 융복합 6차산업으로서의 말산업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도록 할 생각입니다. FTA에 대항하는 농촌의 새로운 출구로서의 말산업을 응원하자는 의미에서 축제 형식으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말을 활용한 예술공연과 체험행사를 준비해 모든 국민이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로 만들려고 합니다. 물론 기존 산업박람회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해야겠지요.”

 

109일이면 박람회가 개막합니다. 현재 말산업박람회 준비는 어느 정도 진행됐나요?

조직위원장으로서 저의 주된 역할은 박람회 행사에 대한 제반업무를 총괄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행사 전반에 대해 자문하는 역할이 추가적으로 주어져요.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역할이 말산업박람회를 널리 알리는 것입니다. 저는 홍보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1,2차 박람회가 좋은 프로그램에도 불구하고 홍보가 부족해 흥행에 실패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입소문 마케팅에 주력하려고 합니다. 각종 미디어를 활용한 홍보만큼 바이럴 마케팅도 중요하거든요. 만나는 사람에게 말산업박람회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습니다. 덕분에 말산업 전도사라는 새로운 별명도 생겼어요. 그밖에 실무적인 준비는 사무국을 중심으로 차질 없이 잘 준비되고 있습니다.”

 

워낙 다양한 분야의 요직을 경험하신 분이라 기대가 큽니다. 박람회를 준비하면서 특별히 어려운 사항은 없나요?

“1993년 한국에 개인마주제가 도입됐습니다. 그로 인해 마사회가 가지고 있던 경주마를 일반에 분양하게 됐어요. 하지만 돈만 있다고 아무나 마주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회적 지위나 개인의 인품 등 다양한 부분에 대한 심사를 거치죠. 당시 마주선발 심사위원회위원장을 맡았던 적이 있습니다. 한국의 말산업과는 오래전부터 깊은 인연이 있는 셈이죠. 하지만 막상 박람회 조직위원장을 맡아보니 잘 모르는 분야가 많다는 것을 깨달아요. 주변 사람의 도움으로 많은 것들을 하나씩 배워가고 있습니다.”

 

이번 박람회의 메시지는 무엇인지요?

세월호 사고 이후 국가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았습니다. 경기침체로 국민들의 사기도 떨어져 있고요. 말산업박람회가 모든 것을 툭툭 털고 새로 시작하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역사학자들마다 견해가 조금씩 다르지만 우리 민족은 대륙을 호령하던 기마민족의 후예입니다. 그런 기상을 살려 다시 힘차게 뛰어나가야 합니다. 박람회의 슬로건을 기마민족의 후예, 다시 뛰는 대한민국이라고 지었습니다. 말은 사람과 오래 전부터 사이 좋게 지내온 고마운 동물입니다. 초식동물로 온순하고 약하지만, 무리가 모여 있으면 사자나 호랑이보다도 강한 힘을 발휘하지요. 말처럼 힘을 모아 어려움을 극복하기를 기원합니다.”

 

신호숙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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