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기적으로 우리 경제 성장의 가장 큰 위협 요인은 ‘중국’과 ‘제조업·수출의 쇠퇴’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경련이 경제전문가 38명을 대상으로 저성장 탈피를 위한 중장기 정책 과제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2.1%는 중국 정부의 내수중심 경제구조로의 전환을 가장 큰 대외 위협 요인으로 꼽았고,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18.4%)이 그 다음을 이었다. 대내변수의 경우, 성장 주역(제조업, 대기업, 수출)의 쇠퇴(47.4%)와 수요부족 및 내수위축 장기화(39.5%)가 큰 위협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5년간 우리 경제가 보여줄 경기순환 형태에 대해 경제전문가 10명 중 6명은 ‘U자형’ 성장곡선을 예상했고 나머지 4명도 ‘L자형’이나 ‘W자형 더블 딥 상황’이라고 답해, 경기침체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V자형’이나 ‘J자형’ 등 과거 우리 경제가 위기 직후 보여주었던 탄력적인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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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내년도 우리 경제 상황을 가장 잘 설명할 핵심 키워드로 응답자의 44.7%는 ‘Secular Stagnation(구조적 장기 침체)’을 꼽았다. 만성적인 수요 부족 때문에 경제 성장의 원동력인 투자와 고용이 위축되는 구조적 침체 현상이 우려된다는 진단이다. 그 다음으로 선정된 단어도 ‘뉴 노멀(New Normal)’(28.9%)로, 저성장과 저금리, 저소비 등이 노멀(Normal)로 자리 잡은 상황에 대한 우려를 반영했다.
2015년 소비자 물가 전망에 대해서는 한은 물가안정 목표의 하한선인 2%대에서 움직일 것이다”라는 전망(63.2%)이 우세했고 1%대 저물가인 ‘디스인플레이션’ 상황을 예상하는 응답도 34.2%로 나타났다. 3%대 물가 전망은 2.6%에 불과했고 ‘디플레이션(0% 또는 마이너스 물가) 상황 진입’에 대한 응답은 없었다.
경제전문가들은 저성장 기조 탈피를 위해 구조 개혁을 서둘러야 할 분야로 ‘서비스산업 중심의 산업구조 개편’(39.5%)을 가장 많이 꼽았다. 반면에 정부가 가장 초점을 맞춰야 할 경제정책 과제의 경우, ‘성장 엔진인 기업·제조업에 대한 집중 지원’(28.9%)을 가장 많이 택했다. 현재 우리 경제의 저성장이 수요 부족에서 오는 만큼, 산업구조 개혁을 통해 서비스 분야의 내수시장을 새로 열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지금까지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이었던 제조업의 재도약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해석된다.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서는 가계부채 해소를 통한 금융안정 도모(36.8%)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확장적 통화정책에 대한 지지도 높게 나타나, 디플레이션 탈피 및 수출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원화환율 약세 유도(34.3%), 및 경쟁국에 비해 높은 기준금리 지속 인하로 유동성 확대(18.4%) 등에 대한 응답도 높게 나타났다.
전경련 김용옥 경제정책 팀장은 “경기위축 국면에서 벗어나려면 정부와 중앙은행의 재정·금융정책을 통한 적기 대응도 필요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투자·소비 활성화를 위한 구조개혁에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