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이후 감소세를 보이던 수도권 소재 점포매물(1층) 수가 올해 들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인건비를 줄여 버티려 해도 월세 상승폭이 더 커지는 등 영업 여건이 악화되면서 점포를 정리하려는 자영업자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점포라인이 최근 5년 간 자사DB에 매물로 등록된 수도권 소재 점포를 연도별로 분류해 조사한 결과, 올해 매물로 등록된 수도권 점포는 전년(7,139개) 대비 11.4% 늘어난 7,953개로 집계됐다.
수도권 점포 매물 수는 2010년 1만1,406개, 2012년 7,338개를 기록하는 등 2011년부터 본격화 된 베이비부머의 자영업 진출 등에 힘입어 지난해까지 꾸준하게 감소했다.
그러나 올해는 세월호 사건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데 이어 동종업계 내 치열한 경쟁으로 인한 전반적인 수익률 감소가 뒤따르면서 점포를 정리하려는 자영업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점포 매물 수도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별로 보면 매물 수 증가가 두드러진 지역은 서울이었다.
사진제공: 점포라인
서울 소재 점포매물 수는 지난해 5,296개에서 올해 6,208개로 17.2%(912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서울 점포 매물 수는 2010년 8,758개를 기록한 이후 3년 연속 5,500개를 밑돌았지만 올 들어 6,000개를 넘겼다.
인천과 경기는 서울과 달리 지난해 매물 수에는 못 미쳤지만 물건 수 감소세가 확연하게 꺾인 모습을 보였다.
조사 결과, 인천 소재 점포 매물 수는 지난해에 비해 단 13개 모자란 251개, 경기 소재 점포 매물 수는 85개 모자란 1,494개로 각각 집계됐다. 연말까지 한 달 가량의 시간이 남아있음을 감안할 때 인천과 경기 점포매물 수 역시 지난해를 넘어설 것이 유력시된다.
점포라인 김창환 대표는 “점포 매물 중에서도 1층 물건은 지층이나 2~3층에 비해 홍보가 쉽고 고객 접근성도 좋아 자영업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편”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1층 점포 매물 수가 늘고 있다는 것은 결국 전반적인 자영업 여건이 안 좋아지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자영업 여건 악화는 각 지역별 인건비와 월세의 변동 추이에서도 감지된다. 월세는 매달 임대인에게 지불하는 점포 사용료, 인건비는 점주 본인과 가족의 인건비를 제외한 점포 직원에게 지급하는 급여를 의미한다.
조사 결과 수도권 소재 점포 매물의 올해 평균 인건비는 전년 대비 17.1%(50만 원) 줄어든 242만원으로 2010년(303만 원) 이후 가장 낮았다. 반면 올해 평균 월세는 2010년(236만 원) 이후 가장 높은 324만 원이었다.
이는 결국 인건비를 줄이는 등 점포 스스로 자구책을 강구해도 그만큼 월세가 올라 고정 지출을 쉽게 줄이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월세와 인건비 합계액을 보면 2010년에는 점포마다 평균 539만 원의 고정 지출이 발생했지만 올해는 평균 566만 원의 지출이 발생했다. 그나마 이것도 지난해(608만 원)에 비하면 줄어든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특히 인천과 경기 지역에서 두드러졌다. 인건비가 지속적으로 줄어 월세 증가폭을 상쇄한 서울과 달리 인천과 경기 소재 점포들의 평균 인건비는 지난해 들어 나란히 최고점을 기록하는 등 강세를 보이다 올해 들어서야 내림세를 기록하는 등 대조를 이뤘다.
김 대표는 “매물 수가 늘어나면서 권리금 역시 소폭이지만 하향 조정되고 있는 상황으로 내년 초까지는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향후 자영업을 시작할 계획이 있다면 상권형성이 보장되지 않는 신축 점포보다는 매출이 활발한 기존 상권 내 점포를 전문가 조언 하에 인수하는 것이 수익성과 안전을 모두 잡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