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의 전기료 복지할인제도가 관리 부실로 예산이 곳곳에서 누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할인 혜택이 엉뚱한 사람에게 적용되고 있는 경우도 있는가 하면, 제도를 집행하는 한전 측은 잘못 집행한 복지 할인액이 얼마인지 조차 집계를 못하고 있었다.
한전이 김동완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년 반 동안 61만1,724호의 미자격가구가 장애인이나 국가유공자, 기초생활수급자, 대가족, 3자녀 이상 등의 할인 혜택을 받았다. 이 가운데 58.7%에 달하는 35만9,744가구는 대가족 할인제도 혜택. 이는 대가족 할인제도가 주민등록상 가구원수가 5인 이상인 가구에게 무조건 주어지는 맹점이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전기료 복지할인은 자격조건이 되는 가구가 스스로 서류를 갖춰 한전에 신청하면 심사를 거쳐 할인 대상에 선정되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신청 당시에는 복지할인 대상 가구였다고 하더라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가족의 사망이나 분가(分家) 혹은 경제여건의 변화에 따른 기초생활수급자 자격 상실 등의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사진제공: 한국전력
바로 이런 점에서 한전은 자격조건 유지에 대한 확인 내지 상실에 대한 검증에 더욱 더 철저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이처럼 엉뚱한 사람이 혜택을 받는 것과 같은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 9월 현재 한전은 자격 검증을 진행 중인데, 이는 올해 들어 겨우 두 번째 실시되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렇게 관리가 부실하다보니 총 61만1,724가구에 대해 얼마의 할인혜택을 제공했는지 정확히 집계하지 못하고 있으며, 동시에 그러다보니 이들에게 잘못 제공된 할인액을 환수하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만 지난해 운영한 할인제도를 기준으로 잘못 적용된 현황을 ‘추정’해 보면, 장애인의 경우 24억여 원, 기초생활수급자의 경우 40억 원, 대가족의 경우 142억 원, 3자녀 이상의 경우 3,300만 원 등으로, 잘못 제공된 전기료 할인액은 2013년의 경우 최대 206억3,300만 원 정도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이러한 자료들은 그동안 한전이 전기료 복지제도를 제대로 관리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며, “복지 예산이 곳곳에서 누수되고 있어 예산낭비가 적지 않은데 집행하는 기관이 책임의식을 갖고 제대로 집행해야 한다. 이것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며 한전의 방만한 업무 태도를 날카롭게 비판했다.
한편, 한전은 복지서비스 차원에서 7가지 전기료를 할인해주는 복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도 5인 이상 대가족과 생명유지 장치를 사용하는 가정에 한해 누진제를 한 단계 아래로 낮춰주는 누진제 경감제도도 운영 중이다.
한전이 운영 중인 복지할인제도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장애인과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국가유공자, 그리고 사회복지시설 등에 대한 전기료 할인. 장애인과 국가유공자, 기초생활수급자 가정에 대해서는 월 8,000원 한도에서 전기료를 할인해주고 있다. 차상위계층에 대해서는 월 2,000원 한도에서, 5인 이상 대가족의 경우에는 최대 월 1만2,000원 한도에서 누진제 경감, 3자녀 이상 가정에 대해서는 최대 월 1만2,000원 한도에서 전기료의 20%를 깎아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