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진구가 전국 최초로 미등록 경로당의 어르신들을 위해 구립경로당을 신설했다.
지난 17일 개소한 화양장수경로당은 기존에는 ‘장수노인정’이라는 미등록경로당이었다. 3평 정도 되는 건물 주차장에 컨테이너를 개조한 곳으로 10여 명의 어르신들이 출입하고 있었으나 시설요건 등 기준요건이 충족되지 못해 신고등록되지 못했다.
미등록 경로당은 예산 지원에 대한 근거규정이 없어 실질적으로 지원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시설이 노후되고 안전문제도 우려되어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전환하는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어르신들에게 인근의 다른 경로당 이용을 제안했지만 거리가 멀고 불편하다는 이유로 자신들의 보금자리를 옮기기를 거부했다.
이에 구는 기존 노인정의 바로 앞에 있는 구립시설을 경로당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해당시설은 노인정 바로 맞은 편에 있어 이용하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이후, 어르신들과 꾸준히 만나 경로당 이전의 필요성을 설명했고 마침내 동의를 얻어냈다. 결국 리모델링과 시설 정비‧이전을 통해 장수노인정이 화양장수경로당으로 새롭게 태어난 것이다.
리모델링 과정에서도 어르신들의 애로사항과 건의사항을 청취했다. 설계부터 시공까지 어르신의 의견을 반영했다. 단열과 창호, 조명 시공, 비품 지원, 경사로 공사 등 작은 부분까지 꼼꼼히 챙겼다.
한편, 이날 개소식은 김경호 광진구청장을 비롯해 황갑석 대한노인회 광진구지회장, 경로당 회장과 회원 등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김상동 화양장수경로당 회장은 사각지대에 있는 노인들까지 세심하게 챙겨준 구청장과 관계자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이종영 광진구 복지국장은 “미등록 경로당을 구립 경로당으로 바꿔 문을 연 것은 광진구가 전국 최초”라며 “어르신 지원정책에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호 광진구청장은 “보다 안전하고 깨끗한 환경에서 어르신들이 건강하게 여가생활을 즐기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맞춤형 지원정책을 통해 어르신이 행복한 광진구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글=이충렬 기자(rlaqudgjs8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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