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가 서울시 자치구 최초로 가족돌봄에 지친 중장년층의 심리적·정서적 지원체계 구축에 나섰다.
장애, 질병, 치매 등이 있는 가족을 돌보는 일은 보호자의 책임과 부담을 넘어 가족 해체까지 초래하고 있다. 이러한 돌봄가족의 어려움을 덜기 위해 정부는 지난해 12월 국가차원의 돌봄서비스를 단계적으로 확충하겠다고 발표하고, 서울시는 가족돌봄청년(14~34세)을 위한 조례와 전담기구를 설치하며 새로운 복지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이렇게 가족 돌봄에 대한 지역사회의 역할이 필요한 상황에서 구는 신돌봄사각지대에 있는 중장년층에 주목했다. 중장년층은 자녀와 노부모를 돌봐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며, 이들의 심리·정서적 문제를 다루는 전담기관이 전무한 실정이다. 새로운 복지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으로 종합사회복지관 리(Re)디자인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강남구는 태화기독교사회복지관 1층에 돌봄가족라운지 ‘봄터’를 개소하고 이들을 위한 본격적인 지원사업을 추진한다.
복지관 1층에 마련된 봄터는 지난해 3월 폐원한 어린이집 공간을 리모델링한 후 지난 4월 30일 개소했다. 약 130㎡(40평) 규모로 ▲개인상담실(들어봄) ▲집단프로그램실(바라봄) ▲돌봄아동 놀이공간(자라봄) ▲미니카페(서로봄) 등으로 구성했다. 구는 복지관과 함께 돌봄사각지대를 발굴하고, 돌봄 스트레스 해소, 가족기능 강화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돌봄가족의 신체적·심리적·사회적 지지 및 회복을 위해 자조모임, 개별상담, 맞춤형 컨설팅 등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구는 이번 태화기독교사회복지관의 가족기능 강화사업을 비롯해 관내 6개 종합사회복지관에 특화사업을 순차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대청종합사회복지관(일원동)과 능인종합사회복지관(개포동)은 각각 논현2동과 역삼1동에서 지역밀착형 거점센터를 운영한다. 수서명화복지관·수서종합복지관은 정신건강전문요원을 배치해 정신질환 주민의 일상회복과 자립을 지원한다. 강남종합사회복지관에는 노후종합지원센터 모델을 구축한다.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영구 임대아파트 지역의 복지서비스 제공을 넘어서 구 전체의 새로운 복지수요에 대응하는 강남형 종합사회복지관으로 발전시키고 있다”며 “그동안 가족을 돌보며 어디에서도 쉽사리 말하지 못한 어려움을 새롭게 생긴 전용시설에서 사람들과 교류하며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글=김병헌 기자(bhkim43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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