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50대 이상 장년층에서 노년층까지의 어르신들이 각 관심사·취향에 따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예술행사를 마련했다. 시는 5월을 기점으로 어르신의 ‘삶의 동반자’가 되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더욱 적극적으로 개발·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서울문화재단이 실시한 ‘2022 서울시민 문화향유 실태조사’에 따르면 만50세 이상의 장~노년층은 문화예술 활동에 대한 참여 경험은 적으나, 삶 속에서 문화예술을 향유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서울시가 어르신들의 문화예술향유 확대를 위해 두 팔 걷고 나서고자 한다.
조사에 참여한 서울시민 중 문화예술활동에 ‘경험 없음’으로 답변한 비율은 장년층(만50세~65세)이 79.0%, 노년층(만66세 이상)이 84.8%을 기록했다. 그러나, 노년층은 삶에서 ‘문화’가 차지하는 중요성을 높이 평가하는 특성을 보였다. ‘삶 속의 문화예술 중요도’를 묻는 질문에는 ‘중요하다’고 답변한 응답자가 54.0%를 기록했다.
우선 어버이날을 맞아 다양한 특별 공연·전시 및 행사가 열린다. 운현궁에서 5월 8일에 국악과 무용이 함께하는 ‘어버이날 콘서트’를 개최하고 남산골한옥마을에서도 남산골한옥콘서트 어버이날 특별 공연 ‘봄마실’을 개최한다. 예학당 서도소리연구원의 전통 민요공연이 펼쳐진다. 돈의문박물관마을 내 돈의문의상실에서는 5월 8일에 세상 모든 ‘부모님’에게 추억의 복고풍 의상을 무료로 대여해 주는 ‘어버이들의 학창시절’ 행사를 개최한다.
서울시 어르신 문화공간 청춘극장에서는 5월 11일에 ‘어머님의 손을 놓고’를 제목으로 박찬효, 용진킴, 장광팔, 독고랑이 출연하는 특별 공연을 개최한다. 서울도서관은 어버이날을 맞이해 가족에 대한 감사와 사랑을 느낄 수 있는 ‘큰 글자 도서’ 20여 권을 선보이는 책 전시 ‘감사와 사랑을 담아’를 개최한다.
이외에 5월 한 달간 서울에서 열리는 수많은 행사 중, 어르신들의 취향을 저격할 축제, 행사, 공연, 전시, 체험, 강연을 모아서 소개한다.
중장년층 어르신들의 젊은 시절인 70~80년대는 여러 그룹사운드가 큰 사랑을 받은 ‘밴드의 시대’였다. 서울 대표 타악축제 ‘서울드럼페스티벌’은 젊은 시절의 열기와 추억을 되살리기에 좋은 축제다. 세계적인 드러머들의 드럼공연뿐 아니라 타악 앙상블, 퍼레이드 등이 열린다. 직접 드럼을 쳐볼 수 있는 ‘리듬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밴드 활동의 꿈을 가졌던 어르신들이 옛 시절의 꿈과 열정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서울 대표 장미축제인 ‘2024 서울장미축제’는 소녀 감성이 되살아나는 다양한 장미 전시부터 장미 토크콘서트, 공연 등을 마련했다. 중랑구 전통시장 및 골목상권이 직접 참여하는 ‘먹거리 판매부스’도 설치되어 눈과 귀, 입이 모두 즐거운 축제를 만들 예정이다.
성북로 일대에서는 ‘성북세계음식축제 누리마실’ 축제가 열린다. ‘모두가 살아가는 맛’을 주제로 각국 대사관 중심의 다양한 세계 음식 부스와 성북동 지역 요식업체가 참여하는 부스가 설치된다. 또한 사찰, 비건, 로컬푸드를 테마로 한 특별음식 판매부스도 운영된다. 이외에도 세계문화체험, 퍼레이드 및 공연이 함께 열린다.
중년여성들의 아름다운 인생2막을 응원하는 ▴창작 뮤지컬 ‘다시, 봄’ 뉴욕 링컨센터 전회 매진을 이뤄낸 ▴무용 ‘일무’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무대에 오른다. 서울시뮤지컬단 ‘다시, 봄’은 누군가의 딸이자 엄마, 아내로 살아온 50대 중년여성들의 아름다운 인생2막을 그려낸 창작 뮤지컬이다. 7명의 배우들이 퇴장 없이 80분의 여정을 웃음 가득하게 이끌어 나간다.
서울시무용단 ‘일무’는 종묘제레악의 ‘의식무(儀式舞)’인 일무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대형 출연진의 역동적인 칼군무와 한국무용 특유의 ‘정중동(靜中動)’이 어우러진 작품으로 뉴욕 링컨센터에서의 3회 공연 전석 매진의 신화를 이루어냈다. 한성백제박물관 ‘시민동행 콘서트’는 따뜻한 봄날, 박물관을 찾은 시민들이 산책하는 기분으로 즐길 수 있는 음악회를 선보인다. 5월 18일에는 ‘연한 꿈길을 걷다’를 제목으로 하프연주와 발레 공연이 무대에 오른다.
전통 문화유산과 현재를 이어 미래세대로 전하는 전시들이 열린다. 자녀, 손자·손녀들과 함께 전시장을 찾아 옛 이야기를 나눠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남산골한옥마을은 국가무형유산 연속 기획전시 ‘과거가 현재에게_단 한 명의 장인으로부터’를 3월 26일부터 10월 31일까지 개최한다. 국가무형유산 중 단 한 명의 장인들만 남아 전통이 끊길 기로 앞에 놓인 종목(염장, 금박장, 갓일, 채상장)들의 전시를 릴레이로 선보이는 전시다. 5월에는 대나무, 갈대 등을 사용해 전통적인 발을 엮는 기술인 ‘염장’ 조대용의 작품을 전시한다.
돈의문박물관마을은 ‘한국문학의 어머니’로 불리는 박경리 작가의 대표작 ‘토지’의 완간 3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 ‘토지를 쓰던 세월’을 마련했다. 문학사적 의미가 깊은 작품 ‘토지’를 통해 저자 박경리의 삶을 조망하고, 우리 근현대 역사를 사색할 수 있는 전시다.
중장년층의 신체활동은 일상 속 활력의 측면에서도, 개인 건강 유지의 측면에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흥선대원군이 난을 즐겨 그리던 운현궁에서 직접 나만의 ‘난(蘭)’을 그려보는 체험 프로그램, 한양도성 성곽을 걸으며 아름다운 자연과 역사를 모두 느껴보는 프로그램 등을 마련했다.
소문蘭(난)운현궁은 운현궁의 아름다운 한옥에서 나만의 ‘난’을 그려보는 시간이다. 흥선대원군이 난을 즐겨 그리던 운현궁 노안당 영화루에서 ‘난 치기’를 배운다. 나만의 그림을 활용해서 부채, 족자 등을 만드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신록이 아름다운 5~6월은 한양도성 성곽을 걷기에 최고의 계절이다. 한양도성 성곽걷기는 한양도성 전문해설사 선생님들과 함께 600년 역사의 한양도성길을 직접 걸으며 역사 이야기를 듣는 프로그램이다. 서울시 문화관광해설사가 함께하는 프로그램은 낙산성곽, 남산성곽 코스로 나뉘어 운영된다. 각 코스와 출발시간은 한양도성 누리집에서 확인 가능하다.
이외에 매주 개최되는 서울야외도서관(책읽는 서울광장, 광화문 책마당, 책읽는 맑은냇가)과 금요일 ‘서울 문화의 밤’을 찾는 것도 반복되는 일상 속 새로운 활력이 될 것이다. 어르신 문화공간 ‘청춘극장’도 매주 옛 영화 상영, 특별 공연 등을 개최한다.
특히 금요일 ‘서울 문화의 밤’을 맞아 서울도서관 생각마루에서 마련하는 ‘작가와의 만남’이 주목할 만하다. 5월 10일에는 역사학자 박건호가 참여해 ‘역사컬렉터의 역사자료 수집 이야기’를 들려주고 5월 24일에는 건축여행자 김예슬이 참여해 ‘건축물에 담긴 시간과 사람 이야기’를 들려준다.
한편, 서울시는 어르신들이 문화행사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큰글씨 문화예술 책자’를 제작하여 배포한다. 5~6월 주요 문화예술 행사를 큰글씨로 제작해 시립노인종합복지관 및 서울도서관, 시민청 등에 배포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서울문화포털 누리집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서울야외도서관 ‘책읽는 서울광장’에는 ‘어르신 안내 부스’를 마련해 어르신들의 이용 편의를 돕는다.
최경주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어르신세대는 젊은세대에 비해 문화행사 정보나 정책에 대한 정보접근성이 낮아 행사 참여율이 낮은 아쉬움이 있었다”며 “앞으로 어르신들에 대한 문화행사 정보 제공을 강화하고, 취향을 저격하는 다양한 행사·축제를 개최해 문화예술을 통해 새로운 활력을 찾으실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글=김병헌 기자(bhkim43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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