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청바지학교 가는 날, 아침부터 마음이 상쾌하다. 초등학교 입학식을 기다리는 마음이 이랬을까. 학교라는 두 글자가 사람 마음을 이렇게 설레게 한다.”
서울 중구 청바지학교 졸업을 앞둔 김숙자(만 77세) 어르신의 감사일기다.
중구가 ‘청춘은 바로 지금 학교’(청바지학교)로 호평을 얻고 있다.
청바지학교는 어르신 건강증진프로그램이다. 만성질환을 앓고 있거나 혼자 살아 꾸준한 건강관리가 어려운 65세 이상이 주 참여대상이다. 8주간 수업을 통해 이들의 신체·인지·정서·사회적 기능을 높인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유일하게 중구에서만 운영되는 프로그램이다.
수업은 매주 목요일 2교시로 나눠 진행된다. 보건소의 간호사, 치위생사, 영양사, 정신건강전문요원, 작업치료사 등이 강사로 역할하며 시간표를 알차게 채운다.
1교시 과목은 건강교육이다. ▲당뇨·고혈압 예방법 ▲구강관리법 ▲영양식단 등 신체건강부터 ▲반려식물 키우기 ▲아로마 테라피 ▲웃음치료 ▲네일아트기법을 활용한 자아존중감 키우기 등 정신건강 증진활동을 병행한다. 2교시는 체육시간이다. 동국대학교와 연계해 ▲유행가 맞춤 체조 ▲소도구 활용 스트레칭 ▲근력 강화운동을 배우고, 때론 성곽 산책로를 따라 걷기도 한다.
숙제도 있다. 건강 일기, 감사 일기 쓰기다. 참가자들은 한 주간 ‘어떤 건강활동을 실천했는지’, ‘감사할 일들은 무엇이 있었는지’ 기록하고 동창생들과 공유한다. 이 과정을 통해 학우간의 유대관계도 돈독해진다. 청바지학교를 졸업하면 동창생끼리 운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건강소모임’ 운영도 지원한다.
어르신들의 반응은 뜨겁다. 지난해 하반기 실시된 청바지학교 참여자 만족도는 93점. 참가자들은 특히 신체활동을 가장 만족스러운 점으로 꼽았다. 청바지학교의 효과는 수치로도 입증됐다. 2022년 하반기 참가자들의 허약점수는 1.5점 상승했고 당화혈색소(HbAlc)와 총 콜레스테롤 수치는 감소했다.
올해 청바지학교는 총 3회기 실시된다. 1기는 지난 3월 시작해 오는 5월 4일 운영을 마친다. 2기는 5월 12일부터 6월 30일까지 실시된다. 3기는 9월부터 8주간 운영 예정이다. 회차별 정원은 30명이며, 모집기간에 맞춰 동주민센터 방문간호사에게 신청하면 된다.
구 관계자는 “회차마다 신청 가능한 지역을 달리해 주민에게 골고루 기회가 돌아가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행복한 노후의 가장 첫 번째 조건은 건강”이라며 “청바지학교로 중구 어르신들의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남정식 기자(rlaqudgjs9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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