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5개 구 중 올 상반기(1~6월) 들어 지난해 하반기(7~12월) 대비 점포 권리금이 가장 많이 떨어진 곳은 강서구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 내 유력상권이 없어 인접한 영등포 상권, 나아가 홍대 상권으로 소비자들이 유출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자영업자 간 점포거래소 점포라인이 올 상반기 들어 자사DB에 매물로 등록된 서울 소재 점포 4,206개를 구별로 나눠 조사한 결과, 강서구 소재 점포들의 평균 권리금은 지난해 하반기 1억2,468만 원에서 올 상반기 9,023만 원으로 27.63%(3,445만 원) 감소해, 25개 구 중 권리금 하락률이 가장 컸던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제공: 점포라인
이어 금천구 소재 점포 권리금이 평균 1억2,771만 원에서 9,750만 원으로 23.66%(3,021만 원), 양천구 소재 점포 권리금이 평균 1억720만 원에서 8,402만 원으로 21.62%(2,318만 원)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강서, 금천, 양천 지역 소재 점포 권리금이 하락한 것은 공통적으로 이 지역 내 거주민들의 소비를 유도할 강력한 상권이 없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강서구와 금천구는 각 지역 구청 인근을 제외하면 인지도 높은 상권이 전무하고 양천구는 목동 상권이 자리하고 있으나 로데오 거리의 몰락으로 이미 예전의 성세를 잃어버린 상황이다.
이는 고스란히 인근 유력 상권으로의 소비자 유출로 이어지고 있다. 강서, 금천, 양천 지역 점포 권리금이 떨어지는 동안 ‘영등포 상권’을 보유한 영등포구 점포 권리금은 평균 1억2,667만 원에서 1억5,400만 원으로 21.58%(2,733만 원) 올랐고 ‘홍대 상권’을 보유한 마포구 권리금도 1억1,667만 원에서 1억4,369만 원으로 23.16%(2,702만 원)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점포라인 김창환 대표는 “상권은 그 발달 정도에 따라 일종의 중력 효과를 발생시키는 특성을 가진다”며 “강서, 금천, 양천 지역은 중력효과를 낼만한 곳이 딱히 없어 서울 중심부 유력상권의 중력에 끌려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강서, 금천, 양천 등과 유사한 환경을 가졌으면서도 지역 내 소비자를 흡수할 수 있는 상권이 조성된 도봉구, 강북구는 올초 경기가 일시 회복하는 기미를 보이면서 점포 권리금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봉구 소재 점포 권리금은 지난해 하반기 평균 7,895만 원으로 서울 25개 구 중 가장 낮았으나 올 상반기 들어 1억3,531만 원을 기록, 권리금이 무려 71.39%(5,636만 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봉구 소재 점포 권리금이 크게 오른 이유로는 창동역 상권이 서울 북부의 주요 상권 중 한 곳으로 발돋움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창동역 상권 권리금은 지난해 하반기 1억2,576만 원에서 올 상반기 1억8,512만 원으로 47.2%(5,936만 원) 증가해 이 지역의 권리금 증가세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도봉구 인근 강북구도 같은 기간 권리금이 9,543만 원에서 1억3,205만 원으로 38.37%(3,662만 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주지하다시피 강북구에는 수유역 상권 등 4호선 라인을 따라 형성된 강력한 상권이 다수 포진하고 있다.
김창환 대표는 “이 밖에 올 3~4월 이사철을 지나면서 전세난 심화로 인한 이사수요가 서울과 경기 북부지역으로 일정부분 유입된 것으로 보이는데, 이것이 지역 내 유동인구량 증가에 기여해 자영업자들의 기대감을 끌어올린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