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가 전국 최초로 복지사각지대 발굴을 위해 지역 내 모든 세대의 ‘대문 살피기’에 나선다.
기존 복지시스템으로는 고독사, 자살 등을 막는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구는 19개 동 주민센터의 715명의 통장, 1,721명의 반장을 대문 살피미로 지정했다. 이들은 동별로 지정된 월 2회의 ‘대문 살피기 날’에 아파트와 오피스텔, 일반주택을 정기적으로 순찰해 세대 우편함에 고지서나 독촉장 등이 쌓여있는지 확인한다.
위기가구로 의심이 되면 직접 문을 두드려 보고 직접 확인이 어려운 경우, 관리사무소나 부동산 중개사무소, 이웃 등을 통해 세대 상황을 파악한다. 고시원, 여관, 찜질방의 경우에는 건물관리인 등을 통해 장기투숙자를 모니터링 한다.
복지 소외대상으로 확인이 되면 즉시 구와 동주민센터 간 정보를 공유하고, 필요한 맞춤 복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문살피기 사업이 시작된 지난 1~2월, 약 200여 세대의 쌓인 우편물 확인을 통해 2건의 복지 사각지대 발굴과 6건의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연계했다.
우편물이 쌓여있던 월계2동 A가구의 경우, 서류상으로는 치매어르신과 자녀가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실제는 치매어르신 혼자 거주 중이었고, 아파트 관리비 체납으로 임대아파트 재계약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구는 관리비를 지원해 재계약할 수 있도록 도왔고, 돌봄SOS를 연계해 일주일에 한 번씩 요양보호사가 방문해 병원동행, 식사 준비 등을 돕도록 지원했다.
상계3·4동의 B가구는 뇌출혈로 인한 언어 장애와 거동이 불편한 중장년 1인가구였다. 집안 쓰레기 적체가 심각해 동주민센터와 똑똑똑 돌봄단이 청소를 하던 중, 수도와 난방 가동이 불가능한 것이 추가로 확인되어 즉시 임시거소를 마련해 이주시키고 사례관리 대상자로 선정했다. 이후 긴급 생계지원, 주거지원과 기초생활수급자 신청 등 지원 가능한 혜택을 연계했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통해 마음의 안정을 되찾았고 의사소통도 나아진 상태다.
한편 구는 지난 2022년부터 국민기초수급 심사 부적합자에 대해, 선정 과정에서의 오류나 다른 권리구제 방법 등을 찾아보는 ‘복지더채움’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작년 한 해에만 996명을 다시 살펴 이 중 84명을 구제했다. 복지사각지대를 최소화하는 노력을 인정받아 서울시 적극행정 최우수사례로 꼽히기도 했다.
오승록 구청장은 “동네를 잘 아는 통반장을 통해 주민동향 파악이 용이하다는 이점을 활용해 직접 위기가구 발굴에 나서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민관이 협력해 가까운 이웃의 위험신호를 적극적으로 살피며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도록 촘촘한 복지망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글=안경희 기자(jyounhe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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