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에 의한 전화금융사기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발생 건수(3만4,132건→3만982건, 9.2%↓)와 검거 인원(3만7,624명→2만6,397명, 29.8%↓)은 줄었지만, 오히려 피해액은 (4,040억→7,744억 원, 91.6%↑) 늘어나는 등 날로 지능화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에 윤석열 정부가 범정부 TF를 구성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보이스피싱 범죄 대책을 논의한다고 발표했지만, 정작 실무단은 예산과 인력도 제대로 지원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기상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보이스피싱 범죄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2024년까지 약 20억 원 규모의 통합정보화플랫폼을 구축해 피해 신고부터 수사까지 한 번에 처리하는 ‘보이스피싱 통합신고·대응센터’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3년도 예산안에는 통합플랫폼 구축을 위한 ‘정보화전략계획(ISP)’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 대응센터의 통합정보플랫폼 구축 시기도 최대 1년 이상 늦어질 수 있어 피해 신고·상담 접수창구 일원화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정보화전략계획(ISP) 수립은 국가재정법과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 세부지침에 따라 정부부처가 정보플랫폼을 구축할 경우 해당 사업예산을 요구하기 전에 기획재정부의 검토를 반드시 완료해야 하는 필수절차이다.
센터 내 인력 수급도 지지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금융감독원은 고용계약상 근무지가 달라 상담원의 대응센터 파견은 어렵다고 통보했으며, 한국인터넷진흥원도 파견예정인력 4명 중 2명만 가능하다고 밝히는 등 부처간 협의가 미진한 상황이다. 또한 센터 내 인력 정원을 관리하는 행정안전부와는 긴급히 정원을 조정하는 절차인 ‘수시직제개정’을 협의해야 하는 등 인력 수급에도 큰 난항이 예상된다.
최기상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범정부 TF를 구축해 보이스피싱에 적극 대응한다지만, 말만 앞선 채 정작 범죄 대응 실무를 위한 예산과 인력을 반영하지 않는 등 엇박자가 나고 있다”고 지적하며, “정부가 포함하지 않은 ISP 예산은 국회가 살리더라도, 인력 충원을 위해서는 행정안전부가 관련 부처와 적극적으로 협의해야 한다. 행정안전부는 공무원 감축 기조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필요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글=김병헌 기자(bhkim43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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