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1일은 치매관리의 중요성을 알리고 치매극복을 위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지정된 ‘치매극복의 날’이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의 약 10%가 치매진단을 받았다. 65세 이상의 노인 10명 중 1명은 치매를 앓고 있는 셈으로, 2055년에는 17%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도 고양특례시는 가파른 치매인구 증가세에 발맞춰 치매환자와 가족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 ‘치매안심도시’ 조성에 힘쓰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병’이라고도 불리는 치매는 발병 원인이 다양하고 명확하지 않은 만큼 완치도 불가능에 가깝다. 그만큼 예방과 조기진단이 중요한 질병으로, 초기단계부터 빠르게 치료를 시작해 진행을 늦추거나 증상을 완화하는 것이 최선이다.
고양특례시는 치매치료를 위한 ‘골든타임’을 놓쳐 고통 받는 어르신이 없도록 다양한 치매예방 및 조기진단프로그램 발굴에 힘쓰고 있다.
만70세 이상 고양시민이라면 동네의원에서 무료로 치매조기검진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관내 동네의원 69개소에서 1인당 연1회까지 검진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 8월까지 누적 916명이 무료검진서비스를 이용했다. 연중 상시 운영되며, 최근 1년 이내 치매안심센터 또는 협약 동네의원에서 검사를 받은 경우 지원이 불가하다. 검진이 가능한 동네의원은 고양특례시 보건소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치매검진 사각지대에 놓인 어르신들을 위해 ‘원스톱 치매조기검진사업’도 실시하고 있다. 독거노인 및 거동 불편 어르신 등을 대상으로 경로당, 복지관, 행정복지센터 등과 연계해 고위험군 대상자를 발굴, 단계별 치매조기검진부터 장기요양등급 신청까지 한 번에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지난 7월부터는 덕양구보건소 치매안심센터 행신분소가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행신동 및 주변지역 주민들의 치매검진 접근성과 편의를 높이기 위해 덕양행신종합사회복지관 1층에 조성, ▲치매선별검사 ▲치매예방교육 ▲조호물품지원 ▲인식표보급 및 사전지문 등록 등 치매관리통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덕양구 지도공원에 가면 걸으며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기억지도공원’을 만날 수 있다. 치매안심센터에서 지정한 치매안심공원으로, 산책로를 걸으며 곳곳에 있는 기억 찾기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다양한 인지활동을 통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
고양특례시는 치매치료에 필요한 비용, 물품 등을 지원, 치매환자와 가족의 부담을 덜고 안정적인 치매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지원하고 있다.
치매 초기단계부터 지속적인 치료·관리를 통해 효과적으로 치매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도록 치매치료관리비를 지원한다. 의료기관에서 치매로 진단받은 만60세 이상 고양시민 중 기분중위소득 대비 120% 이하 가구라면 치매치료관리비 보험급여분 중 본인부담금을 월 최대 3만 원까지 실비로 지원받을 수 있다. 신청은 치매안심센터로 방문하면 된다.
중증도 치매로 인해 서류 업무 및 복지 서비스 등을 받기 어려운 어르신의 경우 공공후견인 연결을 지원하고 있다.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자 등 저소득자 및 기초연금수급자 등 후견인의 도움이 필요하거나 의사결정이 어려운 어르신이라면 후견심판청구 절차 및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
AI를 활용한 치매안심 어르신 안부전화 서비스도 호평을 받고 있다. ㈜네이버와의 협약을 통해 탄생한 AI 기반 어르신 안부전화 ‘말벗 로(老)벗’서비스는 치매예방이 필요한 만60세 이상 어르신들의 안부를 확인하고 말벗이 되어주는 프로그램이다.
주1회 어르신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와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대화 중 이상 징후가 발견되거나 연락이 닿지 않는 경우 담당자가 확인해 조치한다. 지난달부터는 AI가 어르신과의 대화내용을 데이터화해 저장한 후 다음 통화 시 관련 대화를 시도하도록 프로그램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시는 이번 업그레이드로 더욱 친밀한 대화가 가능해 어르신이 AI를 단순 기계가 아닌 말벗으로 인식하고 친밀감을 느끼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말벗 로(老)벗’서비스 이용자 만족도 조사 결과, 대상자의 70%가 다시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서비스를 이용한 한 어르신은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하다 보니 이런저런 대화를 편하게 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겨 좋고 전화가 기다려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시는 치매환자와 가족들이 지역사회에서 이웃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지역주민이 함께 치매친화적인 환경을 만들어가는 치매안심마을을 지정, 운영하고 있다. 치매예방·검진 사업과 함께 경로당 및 치매안심공원 환경개선, 치매인식개선 교육 등 지역주민 및 치매환자·가족 중심의 치매예방관리를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이동환 고양특례시장은 “치매로 고통 받는 어르신과 가족들의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 다양한 지원정책을 발굴하고 있다”며, “민선8기의 기본 정책방향이 시민의 건강과 복지를 책임지는 ‘3안(安)행정’인만큼, 사각지대가 없도록 꼼꼼히 살펴 시민 맞춤형 복지정책을 완성해가겠다”고 말했다.
글=남정식 기자(rlaqudgjs9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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