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은 건강보험 진료데이터를 활용해 2012년부터 2021년까지 말기신부전의 진료현황을 발표했다.
말기신부전 진료인원은 2012년 5만156명에서 2021년 7만6,281명으로 2만6,125명 증가했고, 연평균 4.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연평균 5.3%(1만7,202명), 여성은 4.0%(8,923명) 증가했다.
2021년 기준 말기신부전의 연령 구분별 진료인원을 살펴보면, 전체 진료인원(7만6,281명) 중 70대 이상 2만6,759명(35.1%), 60대 2만2,229명(29.1%), 50대 1만6,343명(21.4%), 50대 미만 1만950명(14.4%)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2012년 대비 증감률은 50대 미만은 6.1% 감소했으나, 50대 21.0%, 60대 75.1%, 70대 이상 117.7% 증가했다.
투석종류별로는 혈액투석에서 연평균 5.7% 증가했으나, 복막투석은 연평균 3.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말기신부전 신규 발생은 1만1,480명으로 2012년보다 120.3% 증가했다. 65세 미만은 2012년 3,074명에서 2021년 5,333명으로 73.5% 증가했으며, 65세 이상은 2012년 2,138명에서 2021년 6,147명으로 187.5% 증가했다.
2021년 말기신부전 신규 발생자 중 고혈압 기저질환자의 비율은 36.5%, 당뇨병 기저질환자의 비율은 46.9%로 나타났다. 말기신부전으로 인한 건강보험 총진료비는 2012년 1조2,019억 원에서 2021년 2조1,647억 원으로 2012년 대비 80.1% 증가했고, 연평균 증가율은 6.8%로 나타났다. 남성의 총진료비는 2021년 1조2,958억 원으로 연평균 증가율은 7.3%였으며, 여성의 총진료비는 2021년 8,689억 원으로 연평균 증가율은 6.0%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말기신부전의 건강보험 총진료비 구성비를 의료기관 종별로 살펴보면, 의원급은 9,750억 원(45.0%)으로 가장 많았고, 종합병원급 6,553억 원(30.3%), 병원급 2,757억 원(12.7%), 상급종합병원 2,587억 원(12.0%) 순으로 나타났다. 2012년 대비 총진료비 증가율은 병원급 122.0%, 의원급 92.0%, 종합병원급 86.0%, 상급종합병원 18.9% 순이었으며, 연평균 증가율은 병원급 9.3%, 의원급 7.5%, 종합병원급 71%, 상급종합병원 1.9% 순으로 나타났다.
대한신장학회 등록위원회 홍유아 교수(가톨릭의대 대전성모병원)에 따르면 신장은 대사노폐물(요독)과 수분을 소변으로 배설하고, 혈압 조절, 조혈 호르몬 생산 및 비타민 D 대사에 관여하며, 전해질 및 산-염기의 균형을 조절하는 다양한 역할을 한다. 말기신부전은 만성 신장질환이 진행해 신장기능의 10% 미만이 남은 상태를 의미한다. 말기신부전으로 진단되면 자체적으로 수분과 요독을 배설할 수 없어 수분과 요독을 배출하기 위한 신대치요법이 필요하다.
말기신부전의 주요 원인 질환은 당뇨병, 고혈압, 사구체신염, 다낭성신질환 등이 있고, 신대치요법이 필요한 말기신부전의 환자 수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당뇨병의 유병률이 증가함에 따라 당뇨 합병증인 당뇨병성 신증으로 인한 말기신부전 발생이 수년간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당뇨환자에서 합병증 관리와 주기적인 신장 기능의 평가가 중요하다.
또한, 전체 인구의 고령화가 진행하고, 나이가 들수록 노인환자는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 신장질환의 원인 질환의 유병률이 증가하고 유병기간도 길어지게 되어 65세 이상의 인구에서의 말기신부전 신환 비율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므로 노인인구에서 만성 신장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말기신부전으로 진행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만성 신장질환은 신장기능의 저하가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검사를 시행하지 않으면 신장기능 저하에 대해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신장의 기능이 정상의 20∼30%이하가 되면 증상이 발생하기 시작하는데, 노폐물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아 요독 증상이 발생하면 쉽게 피로하고, 식욕이 없으며, 구역이나 구토가 동반되고, 가려움증이 발생한다. 또한, 빈혈이 진행하고, 혈압 조절이 잘 되지 않을 수 있고, 부종이 발생한다.
만성 신장질환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신장기능을 확인하기 위한 혈액검사, 소변검사 및 영상검사가 필요하다. 혈액검사 중에서는 혈중 요소질소의 상승을 확인하고, 혈청 크레아티닌 검사를 통해 추정 사구체여과율을 계산해 신장상태를 평가할 수 있다. 신장 초음파나 컴퓨터단층촬영 소견에서 신장이 위축되어 있는 것도 말기신부전을 나타내는 소견이다. 또한, 말기신부전에서는 빈혈, 각종 전해질(칼륨, 칼슘, 인, 요산)과 중탄산염 수치, 가슴 엑스레이 등의 검사를 같이 시행할 필요가 있다.
말기신부전으로 진단되면 의료진과 상의하여 본인에게 적합한 신대치요법을 결정해야 한다. 신대치요법으로 선택 가능한 방법은 혈액투석, 복막투석, 신장이식의 세 가지 방법이 있다. 투석은 복막투석과 혈액투석으로 나눌 수 있는데, 복막투석은 투석액을 복막으로 흘려넣어 복막에서 노폐물을 걸러주는 방법이다. 혈액투석은 혈액 투석기를 이용하여 혈액내의 수분과 노폐물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신장이식은 다른 공여자 혹은 뇌사자의 신장 중 하나를 수술적으로 이식해 신장을 대치하는 치료방법이다. 투석 시작 시기는 요독증(식욕부진, 구역/구토)이 나타날 때, 체액 과다(폐부종) 증상이 나타날 때이며, 투석 방법의 선택은 기저 질환과 환자 상태에 따라 의사와 상의 후 결정하는데, 개인 환경과 생활습관, 신부전의 원인, 여타 질환, 경제적 여건 등을 고려한다.
신장의 기능이 나빠졌다 하더라도 말기신부전에 이르기 전까지는 식이요법과 약물로 조절할 수 있다. 약물로 증상을 조절하고 고혈압과 당뇨병 등 질병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을 치료한다. 염분을 적게 섭취하고 단백질을 제한하는 것은 신장기능의 유지에 도움을 준다. 또한, 신장기능이 저하될수록 나트륨, 칼륨, 인, 단백질의 섭취를 제한하고 조절해야 한다. 수분은 만성 신장질환 초기에는 탈수를 막기 위해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지만, 말기신부전으로 진행하면 소변의 양이 감소해 수분 배설이 어려워지므로 수분 섭취량의 제한이 필요할 수 있다.
말기신부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만성 신장질환 단계에서 신장 기능의 보존이 가장 중요하다. 신장은 한번 나빠지면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약물치료와 식이요법으로 신장기능이 나빠지는 것을 최대한 늦춰야 하며,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신장 기능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독성이 있는 약물은 피하는 것이 좋으며, 약 처방을 받을 때 자신의 질병을 반드시 알려야 한다.
건보공단 이상일 급여상임이사는 “중증난치질환자 산정특례 대상인 만성신부전증환자의 경우 본인부담률을 경감해 주고 있지만, 완치가 어려워 평생건강관리에 따른 경제적 부담이 있다. 특히, 말기신부전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고, 고혈압·당뇨병 등 기저질환의 영향이 커서 65세 이상 노인인구에서 각별한 주의와 관리가 필요하다. 앞으로도 사회·경제적 부담이 큰 중증질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보장성을 강화하고 국민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글=남정식 기자(rlaqudgjs9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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