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압박 골절과 정신질환으로 사회와 단절된 상태로 지내셨던 한 어르신은 영양실조로 응급실 이송 치료를 받으면서 5군데 욕창이 있음을 발견하게 됐다.
요양등급이 없던 어르신은 동주민센터 내 돌봄SOS와 연계돼 방문요양서비스를 받았고, 마을간호스테이션 방문간호사가 주 3회 방문해 욕창을 치료했다. 오랜 기간 치료받지 못한 정신질환으로 처음엔 사람과 소통하는 것을 꺼리고 경계했으나 방문요양과 간호서비스를 받으면서 점차 건강과 개인위생도 신경 쓰게 되었고, 닫혔던 마음의 문을 여는 변화된 모습을 보였다. 방문간호를 통해 욕창 외 고혈압과 다리 부종을 발견해 의사 왕진도 함께 진행했다.
은평구청 돌봄SOS센터는 지난해 4월 ‘마을간호스테이션’ 사업으로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과 함께 협약을 맺었다. 적극적인 민관협력을 통해 건강지원서비스를 지원하는 등 의료 사각지대 해소에 적극 나섰다. 그 결과 복지부와 서울시장 표창을 받는 등 우수사례로 선정되며 지역사회 의료·돌봄 통합서비스 제공에 앞장섰다는 평을 받았다.
살림의료협동조합은 2012년 설립 이후 살림의원, 살림치과, 살림한의원, 살림데이케어센터(주야간보호, 방문요양) 등을 운영하는 곳이다. 지역사회에 거동이 어려운 장애인, 중증 와상환자 등을 대상으로 방문의료서비스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공모에 선정돼 ‘마을간호스테이션’이라는 신규 사업을 시작했다. 마을 단위 지역사회를 마치 하나의 병동 스테이션처럼 운영해, 병원에서 입원하듯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각자의 집에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취지다.
코로나19 상황에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발생하는 의료 및 돌봄 공백을 빈틈없이 메우는 것을 목표로 2019년 1,100건 가량이던 방문의료 건수는 지난해 3,000건 가량으로 세배 가까이 늘었다.
구에 따르면 최근 보건복지부는 거동이 불편해 병원에 찾아오기 어려운 고령층을 위해 가정을 방문해 의료를 제공하는 재택의료센터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구는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과 보건복지부 정책에 발맞춰 마을간호스테이션을 ‘살림재택의료센터’로 새롭게 명명하고 왕진전담의사를 중심으로 의료, 간호, 재활, 복지의 다학제 팀을 구성해 대상자의 포괄적 평가와 치료를 확대‧진행할 계획이다.
추혜인 살림의원 원장은 “초고령사회의 진입을 앞두고 돌봄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지역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할 보편적인 문제가 됐다. 복지부 정책에 발맞춘 요양 돌봄 통합정책을 통해 의료기관의 접근이 어려운 은평구민들이 지역사회 내에서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 관계자는 “살림재택의료센터 확대 운영을 통해 집에서 의료·돌봄 서비스 제공을 받은 어르신들이 보다 많아졌으면 좋겠다”며 “민관이 함께 은평형 통합돌봄을 만들어 나가는데 최선을 다하자”고 말했다.
글=안경희 기자(jyounhe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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