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통계청, SK텔레콤과 협력해 서울시민 총 340만 명의 가명데이터를 결합해 도출한 서울시내 1인가구에 대한 종합적이고 입체적인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가명데이터는 해당 정보만으로는 성명·생년월일 등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도록 처리한 데이터를 말한다. 지난해 본인의 동의 없이도 가명정보를 통계작성 및 연구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3법이 개정됨에 따라 가명데이터 활용과 공공과 공공 또는 공공과 민간 등 다수 기관의 다종 데이터 간 결합‧분석이 가능해졌다.
이번 가명데이터 결합정보 분석 사업은 서울시내 1인가구의 주거·고용·소득·복지뿐 아니라 외로움, 재정적 위기 등 라이프 스타일까지 파악해 오세훈 시장의 1호 공약인 139만 1인가구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실질적 정책을 수립, 추진하기 위해 시작됐다. 2020년 기준 서울시 1인가구는 139만 가구로 서울시 총 가구 수의 약 34.9%에 달한다.
지난해 개인정보보호법 개정 이후 서울시는 통계청, SK텔레콤과 공동연구를 위한 협의를 긴밀하게 진행해 왔으며,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각 기관이 가진 가명데이터를 결합해 분석한 첫 성과이다.
통계청은 인구·가구 통계조사를 통해 파악한 1인가구 데이터를, SKT는 가입자의 통화 패턴, 휴대폰 요금 연체 여부, 소액결제 정보, SNS 이용 등을 가명처리한 결합정보를 활용해 서울시립대학교와 함께 1인가구의 주거 및 생활패턴을 분석했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통신요금 연체 경험이 가장 많은 계층은 소득 없는 중장년층 1인가구(15.9%)였다. 또한 청년층 1인가구의 경우 다인가구보다 휴일 이동거리가 길었으며, 특히 중상이상 소득층에 속한 1인가구의 휴일 이동거리가 가장 길었다.
또한, 청년층 1인가구의 외출 빈도는 남성이 여성보다 많았다. 고령층 1인가구의 경우 외출 횟수가 극히 적어 사회적 고립상태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통화량(횟수)은 1인가구가 다인가구보다 많은 반면 통화 대상자 수는 적었다. 1인가구 중 소득 없는 1인가구가 메시지앱을 더 많이 사용했고, 핸드폰 소액결제금액도 높았다. 1인가구의 배달앱 사용지수가 높은 지역은 대학가, 4인가구는 강남, 서초, 광진 순으로 나타났다.
시는 결합데이터 분석 결과와 서울시 1인가구특별대책추진단의 정책수요를 2022년부터 수립하는 1인가구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정책에 반영하고 재정적 위기에 놓인 1인가구를 위한 긴급구호 사업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시는 이번 협력 사업이 1인가구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 정책을 수립하고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뿐 아니라 빅데이터 활용 및 데이터3법 개정 이후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는 가명데이터가 실생활에 적용되는 사례로서도 큰 의미를 갖는다고 분석했다.
시는 통계청과 SK텔레콤 데이터 간 결합된 340만여 명의 결합정보를 기반으로 시·공간적으로 세밀화한 분석정보를 개발, 시민에게 공개해 데이터 경제를 활성화하고 시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도 활발하게 벌일 계획이다. 새롭게 개발된 분석정보를 바탕으로 1인가구의 이질적 특성, 성·연령·가구원수·소득수준 등 다양한 변수를 조합해 실질적으로 정책에 활용되도록 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서울시-통계청-SK텔레콤이 협력해 도출한 1인가구 가명데이터 결합정보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가명데이터 결합 분석결과는 가구형태별 다차원 비교를 위해 연령층은 청년층(20~34세), 중장년층(35~59세), 고령층(60세 이상)으로 구분했다. 소득구간은 소득없음, 저소득층(3,000만 원 이하), 중간소득층(3,000만~7,000만 원 이하), 중상이상소득층(7,000만 원 초과)으로 분류했다.
통신요금 연체율의 경우 중장년층 1인가구의 소득이 없는 계층의 연체율이 15.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경제적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연 소득 7,000만 원 이상의 소득구간에 있는 일반적인 사람들의 연체율이 약 2~3%라는 것을 기준으로 하였을 때, 중장년층 1인가구에서 어떤 위험요인으로 연체율이 증가하였을 것이라고 추측해볼 수 있다.
한편, 소득이 없는 같은 연령대의 2인가구, 3인 이상 가구에 속한 개인의 연체율과 비교하였을 때도 소득이 없는 중장년층의 연체위험이 1.37배, 1.77배 높게 나타나 더 큰 경제적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청년층 1인가구의 경우 다인가구보다 휴일 이동거리가 길었으며, 특히 중상이상 소득층에 속한 1인가구의 휴일 이동거리가 가장 길었다. 하지만, 고령층 1인가구는 휴일 이동거리는 다른 형태의 가구 구성원과 비슷하거나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소득이 없거나 저소득 구간의 1인가구의 경우 휴일 이동거리가 매우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인가구의 휴일 외출건수는 3인이상 가구의 구성원에 비해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청년층 1인가구의 경우도 이동횟수는 3인 이상의 가구에 비해 평균 1회 정도 적어, 청년층 1인가구의 휴일 이동은 다인가구에 비해 장거리로 이루어짐을 짐작해볼 수 있다.
한편, 고령층의 1인가구는 다인가구의 외출횟수와 유사하거나 적었다. 특히, 소득이 없는 고령층의 1인가구 외출횟수는 극히 적어, 고령층의 중상이상 소득에 속한 사람과 5회 정도(최근 3개월 총 외출건수)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나 건강문제 혹은 경제적 문제와 연관이 있거나 사회적 고립상태인지를 살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1인가구의 휴일 이동거리와 외출건수를 성별로 살펴보면, 남성이 여성보다 더 길고 많았으며, 연령대별로 유사한 형태를 보였다.
1인가구의 경우 대체로 다인가구에 비해 통화량(횟수)이 많은 것으로 측정되었으며, 청년층 1인가구의 경우 소득에 따라 통화량(횟수)의 큰 차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고령층 1인가구의 경우 소득수준에 따라 통화량(횟수)에 큰 차이를 보였는데, 중상이상 소득층에 속한 고령층 1인가구의 경우 청년층 1인가구보다 더 많은 통화량(횟수)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나, 떨어져 지내는 가족 간 안부전화가 많아서인지 추가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1인가구의 경우 다인가구에 비해 통화 대상자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1인가구의 전화통화는 다인가구에 비해 적은 수의 사람들과 자주 통화하는 것으로 보인다. 1인 가구 내에서 통화대상자는 남성이 더 많다. 특히 30~50대 남성의 경우 통화대상자가 20대에 비해 약 15명 이상 증가한다. 반면, 여성의 경우 전 연령대에 걸쳐 남성보다 더 적은 통화대상자 수를 보여주며, 50대는 20대에 비해 15명 정도의 많은 사람들과 통화하는 것으로 측정되었다.
하지만 통화량(횟수)의 경우 30대를 제외하고 여성이 다른 연령대보다 더 많은 통화량(횟수)을 가지며 여성은 30대 이후 통화량(횟수)이 60대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측정되었다. 남성은 20대 이후 통화량(횟수)이 줄어드는 것을 알 수 있다.
문자정보를 주고받는 메시지앱 사용빈도의 경우 1인가구와 3인이상 가구간 큰 차이는 없었으나, 소득이 없는 1인가구와 3인이상 가구 구성원의 경우 상대적으로 차이가 컸다. 소득이 없는 1인가구는 다인가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빈도로 메시지앱을 사용하는 것으로 측정되었다.
핸드폰의 소액결제 비중은 소득이 없거나 저소득층에 있는 1인가구가 높게 나타났다. 청년층의 1인가구 내에서 중상이상 소득층의 월평균 결제액이 4,654원인데 반해, 소득이 없는 1인가구와 저소득층의 1인가구가 각각 9,623원, 9,110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제적인 상황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다. 특히, 소득이 없는 청년층 3인 이상 가구 구성원의 평균 결제액 5,359원과 차이가 커, 신용위험과 관련한 추가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1인가구 내에서 연령별 남녀의 소액결제액은 남성이 다소 높게 나타나지만, 소득에 의한 차이가 더 크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가명 결합된 데이터를 활용해 기존에 없었던 행정동별 1인가구와 4인가구의 배달앱 사용지수도 산출할 수 있었다. 배달앱 사용지수는 개인별로 산출된 배달앱의 사용빈도를 정량화한 것으로, 음영이 밝은 색일수록 평균적으로 더 많은 배달앱을 사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1인가구의 평균적 배달앱의 사용지수가 높게 나온 지역은 주로 대학가 주변으로 측정되었으며, 4인가구로 구성된 집단의 평균적 배달앱 사용지수가 높게 나온 곳은 한강 인근에 거주하는 강남, 서초, 광진구의 행정동으로 분석되었다.
인구통계 정보와 통신정보를 결합해 나온 결과를 종합해 보면, 1인가구는 이른 나이에 경제주체로서 활동을 시작하며, 이동성, 거주특성, 여가, IT기술의 활용 등 여러 면에서 역동적이면서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1인가구의 특성이 다른 집단의 가구 특성으로 구분하는 것만큼 1인가구 내에서 연령층, 소득구간, 성별과 같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 더욱 다양한 특성을 가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저소득 구간에 속하는 고령층의 1인가구의 경우 휴일 이동거리, 전화통화를 하는 사람의 수, 휴일 외출건수가 다른 집단에 비해 크게 적어 사회적 접촉이 현저하게 떨어짐을 확인하였으며, 현재 젊은 1인가구의 미래 경제활동이 위축된다면, 그 1인가구는 사회적으로 고립된 사회적 약자가 될 수 있으며 그만큼 우리 사회의 건전한 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해 볼 수 있다.
박종수 스마트도시정책관은 “1인가구와 사회적 약자 등을 위한 복지그물망 정책개발을 위해서는 시의성 있고, 시·공간적으로 해상도 높은 데이터가 매우 필요하다”며, “향후에도 다종 데이터간 결합을 통한 빅데이터 연구 활성화로 시민의 삶 개선에 중추적 역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글=박인수 기자(rlaqudgjs9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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