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겨울 한 가족의 이야기가 전 미국인을 감동으로 몰아 넣었다.
해군 소령인 아빠는 1년간 아프리카로 파병을 떠난다. 하지만 그에게는 한창 아빠가 필요한 11세, 9세, 4세인 세 남자 아이가 있었다. 아빠가 없는 1년 동안 식탁 한편에 마련된 아빠의 자리를 누군가는 채워줘야 한다. 엄마는 결심한다. 아이들을 위해, 가족을 위해, 1년 동안 매주 이웃을 초대하기로….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은 미 상원의원에게 식사 초대장을 보낸다. ‘아빠의 빈 자리를 채워주세요’라고. 상원의원은 초대를 받아들이고, 깜짝 놀란 가족은 부리나케 식사 자리를, 그러나 특별하지 않고 그들이 원래 먹던 그대로의 식사 자리를 마련한다. 그렇게 52주 동안 매일 다른 사람이 이 가족에게 초대를 받았다.
이 이야기가 감동적인 이유는 솔직한 가족 이야기를 담았기 때문이다. 아빠를 그리워하는 아이와 그에 못지 않게 남편이 필요한 엄마. 그리고 그 빈 자리를 이웃들이 채워주며 드라마가 만들어진다.
이 이야기는 전 미국에 감동을 주었고 엄마 사라 스마일리가 쓴 에세이 ‘저녁이 준 선물’은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가족은 ABC 투데이쇼에 출연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이들은 행복한 가족으로 남는 것을 최고의 가치라 여긴다. 이 가족의 성(性)은 아이러니하게도 스마일리(smiley, 웃는 얼굴 그림)다.
- 우리 아빠는 어디에 있을까?
미국의 군인 가족 이야기가 우리에게도 감동인 이유는 ‘아빠의 부재’라는 공통분모 때문일 것이다. 기러기 아빠처럼 극단적으로 떨어져 사는 가족이 아니라 하더라도, 우리 가족은 모두 아빠를 ‘일’에 빼앗긴 ‘아빠 부재 상태’를 경험한다. 아빠와 혹은 남편과 평범한 대화를 나누어 본 적이 언제였던가를 반추하면, 이 실화가 지닌 감동의 힘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스마일리 가족이 우리에게 일깨워주는 또 한 가지는 이웃과 지역사회의 발견이다. 층간 소음 문제로 살인이 일어나고, 옆집 사는 사람의 얼굴조차 모르는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는 한편으로 저자와 그의 이웃이 부러울 수밖에 없다. 우리는 이 책에서 이웃에 다가가는 키워드인 ‘초대’를 읽는다. 이웃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대신 저녁식사 자리에 초대해 본 적이 있는가? 아마도 생경한 경험일 것이다. 이웃의 존재는 가족을 지탱해주는 또 다른 힘일지도 모른다.
이런 숨은 교훈을 발견하지 못하더라도, ‘저녁이 주는 선물’은 충분히 재미있고, 감동적인 가족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