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교육센터에서 콘택트스튜디움 청강생을 위해 제공하는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다.
(1) 평생 직업 교육 프로그램
직업훈련프로그램은 배우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모든 연령의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다. 직장인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퇴근 시간 이후에 진행되는데, 우리나라의 야간대학과 유사한 형태를 띄는 프로그램이라 볼 수 있다. 늦은 시간에 수업이 진행되는 것은 은퇴를 앞두고 있는 50+세대들이 직장을 다니면서도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콘택트스튜디움 프로그램 담당자 Karin Pauls씨의 말에 따르면 은퇴를 앞두고 있는 50~60대 시민들이 은퇴 이후의 생활을 계획하기 위해 미리 수강을 해보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또한 현재 독일에서는 은퇴 이후에도 노동 시장에 재진입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에 은퇴 이후 아르바이트나 시간제 근로를 하면서 여가 시간을 이용해 수강을 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수강신청을 하는 데 특별한 자격이 필요하지 않으며 개인의 관심사에 따라 복수 수강이 가능하다.
(2) 콘탁트스튜디움 수강자를 위한 특별 강좌
평생교육센터에서는 매 학기마다 시니어 청강생들을 위한 특별 코스도 제공하는데 청강생들에게 인기있는 수강 과목에 관련된 강좌가 대부분이다. 평생교육센터에서 제공하는 콘탁트스튜디움 강좌 목록은 이전 학기의 인기 과목 및 사회에서 이슈로 떠오르는 주제들을 반영하여 매년 갱신된다. 예를 들어, 2017년 겨울 학기에 ‘합스부르크 왕가: 15세기 중반부터 제1차세계대전까지 유럽 왕조’라는 과목이 신설되었다. 이 과목은 총 4학기 동안 합스부르크 왕가의 연대기와 전체적, 문화-역사적, 정치적, 지식-역사적 관점에서 다양한 측면이 다루어졌다. 개설 첫 학기에는 28명이 수강했다.
부가 혜택
콘탁트스튜디움 학생으로 등록한 사람은 누구나 함부르크대학교의 모든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데 이는 함부르크대학교 학생만 이용할 수 있는 유료 스포츠시설도 포함된다. 함부르크대학교 학생이면 참여 가능한 문화 센터 프로그램과 언어교환 프로그램에도 등록할 수 있다. 또한,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평생교육센터에 마련되어 있는 콘탁트 카페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다과를 즐기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학위 및 수료
콘탁트스튜디움 수강 완료 시 학위증은 발행되지 않지만 평생 직업 프로그램에 참여자 중 대학이 제시하는 평가 요건에 부합하는 경우 수료증이 발급된다.
50플러스 세대의 콘탁트 스터디 프로그램 참여 현황
실제 프로그램 참가자를 연령별 그룹으로 분류했을 때 50+그룹이 차지하는 비율은 그리 높지 않다. 50+세대의 저조한 참여도는 프로그램에 대한 인지도가 낮거나 관심이 적어서라기보다 독일에서는 은퇴 이전의 세대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평생교육센터의 Karin Pauls씨의 말에 따르면 독일에서는 60세 전후가 평균 은퇴시기이기 때문에 매 학기마다 프로그램 참여자 중 65세 이상 연령 그룹의 참여가 85% 이상을 웃도는 정도로 수강 비율이 높은 편이라고 한다.
Karin Paul씨 와의 인터뷰에 의하면 50+세대에 해당하는 학생들 사이에 가장 인기 있는 과목은 역사, 예술사, 언어, 문학, 미디어, 신학과 철학인데 이들 과목은 여러 해 동안 변치 않고 50+세대에서 많은 관심을 가지는 영역이다. 대개 세미나보다 정규 강의의 청강을 선호하지만 세미나와 연습 등 적극적 참여가 요구되는 이벤트 형식인 경우 평소보다 많은 인원이 참가한다고 한다.
시사점
함부르크대학 평생교육원 2016/2017 겨울 학기 반기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2016/2017 겨울 학기의 콘탁트스튜디움 수강생 수는 2,154명으로 2015/2016년 겨울학기보다 2.6%높은 등록률을 보였다. 누구에게나 열린 평생 교육 목표를 독일 교육의 특성상 콘탁트스튜디움 내 50+로 규정되는 세대만을 위한 프로그램은 따로 운영되지 않고 있으며 세대별 연령별 참여 현황이나 분석은 별로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또한 현실적인 이유로 50~60대 인구는 은퇴 이후에도 노동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은 까닭에 콘탁트스튜디움 프로그램에 50대의 참여는 미미하지만 독일에서 ‘은퇴 세대’로 분류되는 60세 이상의 참여자가 가장 많은 것에 비추어 볼 때 우리나라에서 은퇴를 경험하게 되는 50+세대에게 대학은 유용한 교육의 장으로 고려해 볼 여지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 어느 때보다 중고령 세대의 교육의 수준이 높아진 현재의 시점에서 대학 청강생 제도는 50+세대의 높은 지적 수준에 부합하는 가장 적합한 교육 형태일 것이다. 그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함부르크 평생교육센터에서처럼 참 여자의 생활, 문화에 가까운 강의 내용으로 채택하는 유연한 학사 운영 모델을 적용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대학이라는 교육 인프라를 통해 고등 수준의 교육을 일반인에게 제공할만한 환경은 마련되어 있지 않을뿐 더러 대학의 평생교육원 등의 계속 교육을 담당하는 부서에서 제공하는 교육내용은 교양 교육의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태이다.
대학 내에 성인 교육을 전담해서 주도적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면 인터넷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의 다양하고 세분화된 관심 영역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할 고등 교육 기관으로서의 역할도 담당할 수 있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견학이나 현장 학습 등의 야외 활동은 은퇴 이후 자칫 무기력해지거나 우울해 질 수 있는 50+세대들의 생활에 활력을 불어 넣고, 동시에 늘어난 여가 시간을 가치있게 운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의미 있는 인생 후반기를 보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독일에서 대학을 통한 성인 교육이 성공적으로 시행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학비의 부담이 적어서일 것이다. 대학 교육은 의무 교육이 아닌 우리나라의 여건을 고려한다면 은퇴 이후 세대가 대학 교육을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그러므로 은퇴 세대의 계속 교육을 지원하기 위한 정부 지원 차원의 대학 평생교육지원과 개인을 위한 보조금 제도가 마련된다면 50+세대의 경제적인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학령기 학생의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정책과 더불어 전세대를 위한 교육비 부담을 경감할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대학의 낮은 문턱은 엘리트 중심 문화가 만연한 우리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전의 교육 수준과 상관없이 누구나 언제든 대학의 수준 높은 강의에 접근을 가능하도록 하는 것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교육의 기회가 차단되었거나 상실되었던 50세대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또다른 방편이 될 수 있다. 학령기가 지난 성인 학습자들도 학습할 의지와 생활환경이 허락 된다면 대학에 접근할 수 있는 제도적인 경로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우선 대학이 모두를 위한 교육 기관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대학 캠퍼스에서 젊은 학생과 그들의 부모 세대의 학생이 위화감 없이 어울려 학문적 교류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될 때 대학은 50+ 교육에 가장 적합한 형태로 환영받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