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룸에서 홀로 생활했던 정○○ 씨(75세, 여)는 올 상반기 동대문구에 있는 서울시 노인지원주택에 입주했다. 공황장애와 우울증을 앓고 있던 정 씨는 좁은 원룸생활로 건강이 나빠졌지만 이제 전보다 넓고 깨끗한 집에서 생활하게 돼 걱정을 덜었다. 무엇보다 건물 안에 승강기가 있어서 계단을 내려갈 때마다 무릎 아플 일이 없고, 주거코디(사회복지사)가 함께 있어 병원에 가거나 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정 씨는 “생전 처음 가보는 동네로 이사하게 돼 걱정했지만 아직은 익숙하지 않아도 좋은 곳에서 사는 만큼 정붙이면서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비슷한 또래 할머니들과 친구하며 지내면 좋겠습니다”고 말했다.
# 김○○ 씨(70세, 남)는 오랜 고시원 생활로 지병이 악화돼 임대아파트에 관심을 갖던 차에 서울시 노인지원주택을 알게 됐고, 신청해 당첨됐다. 노인지원주택의 사회복지사들의 상담과 도움으로 입주도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김 씨는 “시설이 아닌 내 집이라는 점 때문에 요즘 나날이 행복하고 자유롭다”고 말한다. “혹시 입주 탈락됐다면 어땠을까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앞으로는 행복하기만 할 것 같습니다. 노인지원주택은 진짜 고마운 정책이에요. 노인 여러분 안심하고 오세요, 적극 추천합니다.”
양천구 노인지원주택 조감도
서울시는 노인성 질환으로 돌봄‧도움이 일상적으로 필요한 저소득 어르신이 나만의 주거공간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살면서 다양한 복지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안심가득 노인지원주택’을 올해 총 90호 제공하고, 2022년까지 190호를 공급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노인지원주택은 주거복지와 돌봄서비스를 결합한 공공임대주택으로,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도입했다. 주거코디(사회복지사)가 이사부터 돌봄까지 전담 지원해 어르신들이 안전하고 외롭지 않게 생활할 수 있다. 이미 13명의 어르신이 ‘노인지원주택’에 입주해 생활하고 있다. 서울시는 하반기 76호에 입주할 어르신을 추가 모집한다.
신규 입주물량은 양천구 28호, 금천구 15호, 동대문구 22호, 강동구 11호다. 신청 가능 대상은 만 65세 이상의 서울시 거주 무주택 세대 구성원이면서 경증치매 및 노인성 질환을 진단받은 어르신이다. 장기요양보험법 시행령에 따른 장기요양 인지지원등급자 또는 노인성 질환을 진단받은 자가 신청대상이다. 입주희망자는 입주신청서 및 생활계획서를 10월 15~16일 서울주택도시공사(☎ 3410-8551)에 방문 제출하거나, 자치구 및 동주민센터(임대주택 부서)에 10월 19일까지 신청하면 된다. 입주자 심사는 소득자산과 서비스필요도(생활계획 및 주거유지지원 서비스 시급성 등)를 심사한다.
금천구 노인지원주책 조감도
노인지원주택은 단독거주 또는 희망 시 공동생활이 가능하며, 주택 전용면적은 평균 34.9㎡(약 10.56평)로 주택위치와 면적에 따라 보증금 300만 원에 월세 평균 27만 원이다. 임대기간은 2년 단위이며, 최장 20년까지 거주 가능하다.
입주 어르신은 주거코디(사회복지사)로부터 입주자별 특성과 욕구가 반영된 맞춤형 주거유지지원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입주상담‧지역사회 복지서비스 연계 등 사회복지서비스 지원, 병원동행 같은 의료‧건강관리지원, 공과금‧임대료 납부 등 자립지원, 지역사회 연계 등이다. 입주 어르신 8호당 서비스제공기관의 사례관리자(주거코디)가 1명씩 배치돼 입주자의 지역사회 정착과 주거유지를 지원한다.
노인지원주택에는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에 맞게 편의시설이 설치되었다. 승강기를 설치해 이동편의를 높였으며 휠체어가 진입할 수 있도록 방‧화장실 등 출입문의 유효 폭을 넓혔다. 아울러 화장실 바닥을 높여 경사를 제거하고 미끄럼방지 마감재를 사용하는 등 곳곳에 안전장치를 장착했다.
김선순 서울시 복지정책실장은 “노인지원주택은 노숙인, 장애인 대상 지원주택에 이어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도입하는 혁신적인 공공임대주택 모델로 지역사회 안에서 생활하고 싶은 어르신들의 욕구를 반영해 독립적인 생활을 하면서도 다양한 복지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어르신 맞춤형 주택이다”며 “서울시는 지속적인 노인 지원주택 공급을 통해 어르신들이 시설에 입소하지 않고도 이사와 돌봄 걱정 없이 지역에서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글=김병헌 기자(bhkim43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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