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 설문대여성문화센터가 2020년 여성작가 발굴·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오는 10일부터 23일까지 <나현정 - 환생, 삼승할망展>을 개최한다.
설문대여성문화센터는 매년 공모를 통한 기획전시를 통해 여성작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나현정 작가는 2013년 무대미술을 접목한 <꿈꾸는 그림자>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2018년 삼승할망의 잉태와 보살핌을 재해석한 <보살피다, 바라보다-삼승할망>전시에서 엄마로 살아온 자신과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사라져가는 생명에 대한 고귀함과 보살핌, 환생을 주제로 한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환생, 삼승할망>전은 제주신화 삼승할망 연작시리즈로 그루터기가 거름이 되어 새로운 생명을 길러내는 할망나무(제주퐁낭)의 죽음과 환생에 관한 이야기며, 함께 살아가는 생명들의 공생과 공존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라지는 생명체에 연민을 느낀다”는 나현정 작가는 “수많은 생명이 멸종하고,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는 사실이 너무 안타깝다”면서 “잊혀진 생명의 기원을 담아 동화를 만들었다. 제 이야기 안에서 그들이 환생해서 자유롭게 유영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전시 취지를 설명했다.
작가의 종이작업에는 그녀가 원하는 신비스런 세상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 세상에는 사람, 신과 자연이 구분 지워지지 않고 서로 한 몸으로 연결되어 있다. 아주 오래 전 신화가 이제는 동화로 태어나 우리의 건조한 일상에 재미를 주고 상상의 세계 속으로 데려가 준다.
작가는 종이를 커팅해서 형태를 만들고 빛을 이용해 작품내면의 세계를 그림자로 표현해 할망나무의 환생을 의미하는 종이조각의 형들이 하얀 벽면에 잿빛 그림자로 새긴다. 조명의 방향에 따라 종이조각 후면에 투사된 그림자 안에서는 다양한 삼승할망의 환영을 읽어 낼 수 있도록 상상의 여지를 만들어준다.
이번 전시에서는 무대미술의 영역을 회화적 표현으로 접목해 종이조각과 그림자 조형으로 재탄생 한 새로운 예술장르를 경험하는 흥미로운 시간이 된다. 어머니의 희생으로부터 자식들을 키워내 듯, 쓰러진 할망나무에서 새 생명을 자라게 하는 순환원리에서 공생과 공존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이번 전시와 연계한 <작가와 함께하는 미술체험 시간으로 아트액자 “나의 얼굴을 조각해요”> 프로그램이 11일부터 14일까지 오후 3~4시까지 진행된다.
글=신호숙 기자(smkim248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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