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일본뇌염 경보가 발령됐다. 6월에 경보가 발령되기는 1997년 이후 20년 만이다.
질병관리본부는 모기감시결과 부산지역에서 일본뇌염매개모기(작은빨간집모기)가 경보발령기준 이상으로 발견돼 전국에 일본뇌염 경보를 29일 발령했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는 주 2회 채집된 모기의 1일 평균 개체수 중 작은빨간집모기가 500마리 이상이면서 전체 모기밀도의 50% 이상일 때 일본뇌염 경보를 발령한다. 부산지역에서 6월 23일 채집된 모기 중 작은빨간집모기의 하루 평균 채집 개체수는 531마리로 전체 모기의 72%를 차지했다.
올해 경보발령은 작년(7월 11일)보다 2주 정도 빠르다. 6월에 경보가 발령된 것은 1997년 이후 처음이다. 1997년에는 6월 20일에 일본뇌염 경보가 발령됐다. 모든 매개모기가 일본뇌염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또 일본뇌염 바이러스를 가진 모기에 물리더라도 99% 이상은 증상이 없거나 열을 동반하는 가벼운 증상을 보인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치명적인 급성뇌염으로 진행될 수 있어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하는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보건당국은 매년 일본뇌염 유행예측 사업을 실시해 일본뇌염 매개모기가 처음 발견되면 주의보를 발령한다. 올해 주의보는 4월 4일 내려졌다.
또 일본뇌염 환자가 발생하거나 매개모기의 밀도가 높고 채집된 모기에서 일본뇌염 바이러스가 분리되면 일본뇌염 경보를 발령한다. 현재 부산 이외의 지역에서는 일본뇌염 매개모기의 밀도가 아직 50% 미만이다.
작은빨간집모기는 논이나 동물축사, 웅덩이 등에 서식하는 약 4.5mm의 소형 모기로 주로 야간에 흡혈 활동을 한다. 전체적으로 암갈색을 띠고 뚜렷한 무늬가 없으며 주둥이의 중앙에 넓은 백색 띠가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7월부터 10월 하순까지는 각종 질병 매개모기의 활동이 활발한 시기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에 따르면 야외활동을 할 때는 밝은색의 긴 바지와 긴 소매의 옷을 입어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고 모기가 흡혈하지 못하게 품이 넓은 옷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노출된 피부나 옷, 신발상단, 양말 등에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고 야외 활동 시 모기를 유인할 수 있는 진한 향수나 화장품 사용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가정 내에서는 방충망 또는 모기장을 사용하고 캠핑 등으로 야외 취침 시에도 텐트 안에 모기 기피제가 처리된 모기장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매개모기 유충의 서식지가 될 수 있는 집주변의 웅덩이, 막힌 배수로 등에 고인 물을 없애서 모기가 서식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특히 질병관리본부는 일본뇌염은 예방백신이 개발돼 있으므로 예방접종 대상이 되는 생후 12개월에서 만 12세 아동은 표준일정에 맞춰 예방접종을 완료해 줄 것을 권고했다.
질병관리본부는 관계자는 “19세 이상 성인은 일반적으로 일본뇌염 예방접종 권장 대상은 아니지만 최근 5년간 일본뇌염 환자의 대부분이 40세 이상이었다”며 “이 연령층이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