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6일부터 12일은 세계녹내장협회(WGA)가 지정한 ‘세계녹내장주간’이다. 세계녹내장주간을 맞아 한국녹내장학회는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총 4년간의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분석하여, 한국인의 녹내장의 유병율, 질환에 대한 인지정도 및 위험인자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안과학회지인 미국 안과학회지(Ophthalmology) 최신호에 소개됐다.
이번 연구는 ‘국민건강영양조사 2008~2011년: 원발 개방각 녹내장의 유병률, 인지도 및 위험인자’라는 이름으로 진행됐다. 연구 대상은 총 1만3,831명으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40세 이상의 남녀이다. 한국인의 녹내장에 대한 대규모 연구는 지난 2007년부터 2008년까지 총 2년간 충청남도 금산군 남일면에 거주하는 40대 이상 주민 1,532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역학조사 이후 처음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10명 중 9명은 국민건강영양조사가 최초의 녹내장 검진으로 기존에 검진을 받은 경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질환에 대한 인지 수준 역시 매우 낮았는데, 710명의 녹내장 환자 중 약 9%(63명)만이 질환에 대해 인지하였고, 이 중 20%(13명)은 본인의 질환을 인지하고도 치료를 전혀 받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인의 녹내장의 위험인자는 기존에 알려진 안압 외에도, 연령과 성별, 생활습관, 기저질환 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압의 높고 낮음과 관계없이, 연령이 높을수록 녹내장 유병률은 증가했다. 특히 40~59세의 경우 남성의 유병률이 더 높았다가 60세 이후부터 성별에 따른 유병률 차이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과 성별 외에도 흡연경험, 비만,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뇌졸중 등이 녹내장 발병의 위험인자임이 확인되었다.
한국녹내장학회 박기호 회장은 “한국에서 녹내장 환자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3대 후천성 실명원인 질환 중 하나지만, 증상이나 통증이 없는 탓에 검진 없이 혼자서 질환을 자각하기 쉽지 않다”며 “손상된 시신경과 시야는 다시 회복되지 않으므로, 녹내장 위험인자에 해당사항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검진을 받아 치료시기를 앞당기는 것이 시신경과 시야, 시력을 보존하는 유일한 방법이다”라며 질환에 대한 관심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