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산부인과의사회 조병구 총무이사는 난소암도 자궁경부암처럼 정기적인 부인과 검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을 2월 25일 발표했다.
국가암검진이 시작된 후 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등 5대 암에 대한 경각심이 커져, 조기검진으로 발견되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 노령화로 인한 암환자 발생 수는 늘어나더라도, 조기검진으로 치료 예후가 좋아지는 것이다. 여성암으로 많이 알려진 유방암과 자궁경부암도의 2005~2009년 구간의 5년 생존율이 유방암은 90.3%까지, 자궁경부암은 80.1%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난소암의 경우에는 동기간의 5년 생존율이 60.2%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에서 난소암 진단을 받은 여성들의 약 70%가 3기 이후에 발견되고, 3~4기 진단을 받은 여성들의 5년 생존률이 15~2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조병구 총무이사의 도움말로 난소암의 조기 진단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조병구 이사는 난소암이 여성 생식기 암 중 가장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초기에 특별한 자각증상이 없거나 있더라도 미미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난소암은 어느 정도 진행이 되고 나서야 복통, 더부룩함, 소화불량, 하복부 이물감, 복수가 차는 증상, 질 출혈 등을 보이는데, 이마저도 많은 경우 단순 소화불량이나 체중증가, 다른 증상 등으로 오인하고 있다가 뒤늦게 병원을 찾을 때는 암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고 한다.
난소암은 50세 이후부터 70대 후반까지 증가하기 시작해, 60~64세에 발병빈도가 잦다. 이른 초경과 늦은 폐경, 10년 이상의 불임 환자 및 수유경력이 없는 여성에게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자신이 고위험군에 해당된다면 예방 노력이 필요하다. 난소암은 특히 가족력의 영향이 매우 큰 암으로, 어머니, 자매, 자녀 중 1명이라도 난소암 환자가 있다면 유전자 검사 또는 정기적인 부인과 검진을 철저히 챙겨야 한다.
그런데 골반 깊숙한 곳에 있는 난소는 어떻게 조기검진하는 것이 좋을까? 우선 자신에게 난소암 가족력이 있는 등 난소암이 발생하기 쉬운 고위험군에 해당된다면, 정기검진을 받을 때 혈액검사에 난소표지자 검사도 포함해 받는 것이 좋다. 난소 종양 발생시 CA125라는 종양 표지 물질이 늘어나게 되는데, 이를 확인하는 검사이다.
또한 초음파를 통해서도 난소암 검진이 가능하다. 난소암 검진을 위한 가장 간단한 방법은 자궁경부암 정기검진을 산부인과에서 받을 때, 질식초음파도 병행하는 것이다. 질식 초음파는 난소에 가깝게 접근해 촬영하기 때문에 난소의 세밀한 구조에 대해 고해상도의 영상을 얻을 수 있으며, 방광을 채워야 확인할 수 있는 복식 초음파에 비해 더 편리하기 때문이다. 초음파 검사 결과, 난소 종양이 의심될 때에는 CT나 복강경 검사를 통해 정밀검사를 추가로 받게 되고, 종양의 악성 여부는 조직검사를 통해 이루어지게 된다.
조병구 이사는 치명적인 난소암도 조기에 진단 받은 1기 환자는 5년 생존율이 80~90%이므로, 난소암도 자궁경부암처럼 정기적인 부인과 검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궁경부암은 난소암에 비해 우리나라 여성의 발생빈도가 약 2.3배 높은 질환이다. 따라서, 자궁경부암 또한 예방을 위해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을 접종하고, 성생활을 하는 여성이라면 년 1회 자궁경부암 정기검진을 거르지 말고 받아야 한다. 별도의 난소암 검진까지 챙기기는 쉽지 않은 만큼, 년 1회 자궁경부암 검진을 위해 산부인과를 방문할 때마다 난소암 검진도 같이 받는다면, 자궁경부암과 난소암 같은 부인암을 예방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난소암을 예방하려면, 고지방식이나 인스턴트음식의 섭취를 줄이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의 섭취를 늘리고 꾸준히 운동을 해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모유 수유는 12개월 이상 충분히 오래 하고, 먹는 피임약을 복용하는 것도 난소암 예방 효과가 크다고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