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은 다음과 같은 ‘VIP REPORT’ 보고서를 발표했다.
개요
지적 자본의 확충,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외국인 전문인력 활용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국내 외국인 전문인력의 유치 성과는 2008년 1.3만명에서 2014년 9월말 기준 2.5만명 수준으로 증가하였으나 아직까지 국내 전체 전문인력 대비 0.6%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다. 외국인 전문인력이 한국으로 이주하더라도, 언어 장벽, 경직된 근로 문화 등 국내 체류 및 근로 상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효과적인 외국인 전문인력의 유치 및 체류 만족도 제고를 위해 실태 파악의 필요성이 제기되지만, 외국인 전문인력 대상의 실태조사는 제한적으로 이루어지는 상황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설문조사를 통해 외국인 전문인력의 체류 실태를 파악해보고자 하였다.
외국인 전문인력의 국내 체류 현황
(입국 전) 외국인 전문인력들이 입국 전 한국에 대해 기대한 수준을 ‘1점(매우 낮음)~5점(매우 높음)’으로 조사한 결과, 3.6점으로 보통~약간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는 30대, 미주 출신, 전문가의 기대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더불어 한국 이주를 선택하게 된 계기를 살펴보면, ‘발전가능성’이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항목별로 외국인 전문인력이 한국으로 이주하기로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친 정도 ‘1점(전혀 기여하지 않음)~5점(매우 기여함)’으로 조사한 결과, ‘발전가능성’이 3.8점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그 외 ‘업무 내용’이나 ‘생활환경’ 등도 이주 결정에 기여했다고 응답했다.
(입국 후) 외국인 전문인력들의 한국어 능력과 거주 현황으로 살펴보았다. 한국어 실력은 보통(3.3점) 정도로 평가하였으며, 연령이 낮을수록, 그리고 아시아&오세아니아 출신 및 해외동포 집단이 본인의 한국어 실력을 높게 평가했다. 조사 대상 외국인 전문인력 중 기혼자의 비중은 43%정도로, 이 중 모든 가족 구성원이 한국에 거주하는 비중은 54.2%로 나타났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특정활동에 종사할수록 기혼자의 비율이 높아지는데, 전 가족 구성원이 함께 한국에 체류하는 비율은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외국인 전문인력들은 전반적인 한국 체류 생활과 관련해 어느 정도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 체류하면서 느끼는 체감 만족도를 ‘1점(매우 불만)~5점(매우 만족)’으로 조사한 결과, 체감 만족도는 3.8점을 기록했다. 40대 이상, 아시아&오세아니아, 특정활동 자격 그룹의 체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일상생활 및 근로 여건에 대한 세부 항목에 대한 만족도는 체감만족도에 미치지 못했는데, 특히 ‘차별’, ‘배우자 취업기회’,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생활에 대한 만족도는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 형성 및 추천 의향으로 연결된다. 한국 입국 전후로 한국에 대한 인상 변화 수준을 조사한 결과, 한국에 대한 인상이 긍정적으로 변화했다고(‘매우 좋아짐’+‘상당히 좋아짐’) 응답한 비중이 전체의 49.6%, 부정적으로 변화했다고(‘매우 나빠짐’+‘상당히 나빠짐’) 응답한 비중은 8.7%를 기록해 대체적으로 한국에 대한 인상이 긍정적으로 변했다고 응답했다. 이 중 30대, 아시아&오세아니아 출신, 특정활동 자격 외국인들이 한국에 대한 인상이 보다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응답했다. 추가적으로 친구, 지인 등 주변인에게 한국에서 일하거나 생활하는 것을 추천할 의향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한 결과, 추천 의향이 있다고(‘매우 높음’+‘높은 편’) 응답한 비중도 50.4%를 기록해 한국에서의 취업을 추천할 만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국 생활의 면면에서 어려움도 겪고 있었다. 한국 체류 중 겪게 되는 사항들에 대해 어려움 수준을 조사한 결과, ‘일과 삶의 균형’에서 어려움을 느끼는 비중이(‘매우 어려움’+‘상당히 어려움’) 36.9%로 다소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그 외에도 ‘언어’(30.7%), ‘기업문화·가치’(24.6%)와 관련하여 어려움을 겪는 비율이 높았다. 특히 응답자의 연령이 높아질수록, ‘자녀교육’에 대한 어려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생활의 어려움을 덜어줄 지원 제도에 대해서는 특히 높은 비중으로 ‘언어훈련’을 선택했으며, ‘행정지원’, ‘기타 언어지원(통역 등)’ 등도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하였다. 한국 체류 중 도움을 많이 주는 사람으로는 직장 관계자(고용주, 직장 상사·동료)를 꼽았는데, 이들로부터 ‘근로지/취업관련 문제’뿐만 아니라 ‘이민규제 충족’, ‘자녀교육’ 등 일상생활에서도 도움을 받는다고 응답하였다. 내·외국인 친구 및 이웃도 부분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으며, 반면 지역시설이나 정부기관으로부터는 크게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체류 계획) 앞으로의 계획과 관련해, 외국인 전문인력들의 50.0%가 향후 3년 이상 한국에 체류할 것이라고 응답하였으며, 10년 이상 장기 체류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도 20%를 상회했다. 체류 기간 종료 후에는 절반 가량이 본국, 또는 제 3국으로 출국을 계획하고 있었다. 출국을 계획하고 있는 응답자들을 대상으로 출국을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친 요인들을 조사한 결과, ‘기업문화가치’, ‘차별’, ‘일과 삶의 균형’ 등을 꼽았는데, 이들 항목은 외국인 전문인력들이 비교적 어려움을 많이 느끼며 만족도도 낮다고 응답한 항목이라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시사점
중장기적으로 외국인 전문인력 유치 확대와 만족도 제고를 위해서는 첫째, 외국인 전문인력의 한국 적응 및 체류 지원을 위해 언어훈련 및 자녀교육 지원을 중점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둘째, 외국인 전문인력들에게 매력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근로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외국인 전문인력들이 한국 이주를 결심하는 가장 큰 요인도, 출국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도 모두 직장 관련 사항인 만큼, 국내 기관 내 근로 환경 개선을 위한 정부와 기관, 공동의 노력이 요구된다. 셋째, 정부기관·지역시설의 외국인 대상 공공 서비스의 양적·질적 개선 및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