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년 동안 지방자치제도는 정치·행정적 측면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어 왔다. 하지만 지역별 경제 성장의 불균형이 확대되면서 지방자치제도의 취지가 위협받고 있다. 지방자치제도의 핵심 목적 중 하나인 지역 균형발전에 실패한다면 그동안의 성과도 지속될 수 없다. 이에 지역 간 경제력 격차를 일인당 GRDP를 통해 분석하고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한다.
지역 간 일인당 GRDP 격차 현황
지역 간 일인당 GRDP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표준편차, 범위 등으로 측정한 지역 간 격차는 2000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이다. 한국의 일인당 GRDP 격차는 OECD 국가 중에서도 상위권에 속한다. 지니계수로 측정한 일인당 GRDP 불균등도는 2000년 0.17에서 2012년 0.20으로 상승하여 30개국 중에서 6위 수준이다.
일인당 GRDP 격차 세부 요인별 분석
일인당 GRDP 격차는 노동생산성, 취업자 비중, 경제활동참가율, 생산가능인구 비중 격차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먼저, 취업자 비중과 경제활동참가율은 일인당 GRDP 격차 완화에 기여하였다. 취업자 비중과 경제활동참가율의 지역 간 격차는 2000년에 비해 감소하였으며, 16개 전 지역에 걸쳐 취업자 비중 및 경제활동참가율이 상승하였다.
그러나 노동생산성과 생산가능인구 비중의 격차는 확대되었다. 특히 한국의 지역 간 노동생산성 격차는 OECD 30개국 중에서 5위 수준으로 일인당 GRDP 격차 확대의 주요 요인이다. 실제로 울산은 취업자 비중과 경제활동참가율이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생산성이 다른 지역들을 크게 상회하여 전국 최고의 일인당 GRDP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각 지역의 투자 규모 차이에 따른 노동생산성 격차 확대 효과, 저출산·고령화 및 청년층 인구 유출 차이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격차 확대 효과가 격차 완화의 긍정적 효과를 상회하기 때문에 일인당 GRDP 격차가 증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시사점
지역 간 경제력 격차를 완화하기 위해서 첫째, 지역별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지자체가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되 중앙정부는 지역 간 갈등 중재자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둘째, 투자 활성화를 통해 노동생산성을 향상시켜야 한다. 규제완화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부여하여 글로벌 기업을 유치하고, 지역 소재 대학-기업-지자체 간의 지역 경제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셋째, 생산가능인구 증가를 위해서 출산 장려금을 확충하고, 청년층을 고용한 기업들에게 조세 감면 등 혜택을 부여하는 청년 인구 유입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