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는 하나의 증상으로 대표 될 수 있는 질환이 아니며 또한 원인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진단과 치료가 어렵다. 마치 감기몸살이 기침, 가래, 고열, 두통, 전신 쇠약 등의 여러 증상을 나타내고 원인도 면역저하와 다양한 바이러스의 감염이 동반되어 나타나는 것과 비슷하다. 하지만 진단과 치료를 위해서는 무엇을 변비라고 해야 하는지 간단히 정의할 필요가 있다.
만성변비란 정의가 모호한 측면이 있다. 대개 체중 감량을 위한 다이어트, 변비를 유발 하는 음식 섭취 후, 해외여행 등의 갑작스런 생활환경이 바뀌면서 생기는 일시적인 변비와 구별하기 위해서는 좀 더 객관적인 기준의 마련이 필요하고 증상의 지속기간을 규정해야 할 필요에 의해 로마 기준이 마련되었으며 기능성 변비라는 개념으로 변비를 정의하고 있다.
기준을 살펴보면 1.과도한 힘주기 2. 단단한 변 3. 잔변감 4. 항문이 막힌 듯 한 느낌 5.배변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수지조작이 필요한 경우 등이 적어도 전체 배변의 25% 이상에서 나타나는 경우와 일주일에 3회 미만의 배변 횟수가 있는 경우의 여섯 가지 중 두 개 이상을 가지고 있는 경우로 정의하고 있다. 여기에 기간의 개념을 넣어서 진단 시점에서 위의 증상이 6개월 전에 시작되고 3개월 이상 지속 될 경우를 기능성 변비라고 정의한다. 하지만 이러한 정의는 실제 환자들의 호소하는 변비와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 이는 환자들 마다 주증상이 다르고 처해 있는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환자 중에는 변비가 있다고 스스로 진단을 하고 있음에도 묽은 변을 매일 보는 경우가 있으며 진단 기준에 의거하여 변비가 아닌 과민성 대장 증후군으로 진단을 설명할 경우 도저히 납득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처럼 환자와 의사간의 기준이 다를 경우 첫 단추가 잘 안 꿰어져 변비의 진단과 치료가 어려워 질 수도 있다. 차분한 대화와 증상의 이해가 필요하다.
만성 변비의 진단을 위해서 자세한 병력 청취와 식이 습관, 배변 습관 등에 대한 기록과 혈액 검사, 대장 내시경, 항문 직장 생리검사, 배변 조영술, 장통과 시간 검사가 필요하며 이를 통해 변비를 유발 하는 다른 질환의 유무를 확인해야 하고, 원인 이 없는 경우 생활 습관의 개선(식이, 배변 습관…)을 시작으로 약물, 물리치료, 수술 등의 방법으로 증상에 맞춤형 치료를 행하여야 한다.
변비에 필요한 검사 결과를 토대로 변비를 몇 개의 아형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서행성 변비, 배변 장애형(출구 폐쇄형), 서행성-배변장애 복합형, 정상 통과형 변비 등으로 나누어 치료를 진행하게 된다.
서행성 변비는 배변기능은 정상인데 대장 통과시간이 느려진 경우를 말한다.
대장통과시간 측정 검사를 통해 알 수 있는데, 약제나 천수신경자극을 통해 대장통과시간을 개선해보고도 변비의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위마비증이나 만성가성소장폐색, 대장무력증 등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대장무력증의 경우 수술적 치료를 진행할 수 있으나 복통이나 팽만감 등이 남을 수 있으므로 최후의 수단으로만 선택하여야 한다.
배변장애형 변비는 배변 시 골반저의 근육활동이나 복압 등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여 변을 잘 보지 못하는 경우로, 바이오피드백 치료로 약 70%는 효과적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만약 바이오피드백치료에 반응이 없다면 동반된 직장류, 직장 중첩증, 회음하강증후군 등과 같은 해부학적 결함에 대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정상통과형 변비는 가장 흔한 형태이며 대장 통과시간은 정상인데 변비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이다. 이때는 과민성장증후군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 변비의 원인은 대게 잘못된 식이나 생활방식으로 발생하거나 정신사회적인 요인 스트레스 등에 의해 생길 수 있어 약물치료와 함께 충분한 상담이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