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RP대한은퇴자협회는 11월 6일 오후 2시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은퇴, 새로운 시작 새로운 출발, 거둬들이지 못하는 장노년 인력’ 정기 포럼을 개최한다. 학회, 연구원, 노동계, NGO가 참여해 토론의 장을 벌린다. 이명수 국회의원실과 사단법인 에이지연합이 주최한다.
우리 사회에 ‘은퇴’, ‘은퇴자’라는 단어가 사용되기 시작한 시기는 2001년 말 미국판 NGO인 KARP(대한은퇴자협회)가 한국에 상륙하면서부터다.
뉴욕한인회장을 지낸 주명룡 씨가 한국의 IMF사태를 보면서 KARP 본부를 국내로 옮기면서다. 장년층의 존재를 재조명시키고 사회적 가치를 알리며 기 살리기 운동을 펼치며 뿌리를 내려왔다. KARP는 UN경제사회이사회 및 UN DGC 지위를 갖고 국내에서 18년째 활동하고 있다.
두 번의 미 AARP회장의 방한과 더불어 불모의 한국 땅에 연령차별금지법 제정과 역모기지제도(주택연금) 도입에 앞장섰다. 2002년 초 국가인권위원회가 나이 차별을 금하는 권고안을 들고 간 KARP대표단을 “나이 차별은 차별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접수를 거부했던 시절이 있었다.
인구 노령화의 정점을 향해 치달리는 한국사회는 이제 60년대생의 퇴직을 눈앞에 두고 있다. 60년대생과 그 뒤를 이은 70년대생은 최대 베이비붐 세대다. 이들의 퇴직은 이제까지 꾸려온 우리 사회의 노령화 정책을 통째로 바꿔야 할 판이다. 지금의 노년층과는 현저히 다른 대책이 요구된다. 아버지 세대의 고생으로 풍요로운 시대를 살아온 이들에게 퇴직 후 현재의 복지 노동 정책으로는 감내하기 어려운 세대들이 오고 있다.
한국사회는 ‘퇴직’과 ‘은퇴’의 혼재된 어휘를 사용하고 있다. 영어의 retire, retirement는 완성된 한 인간이 그간 머물렀던 직장에서 떠나는 모습을 보여준다. 성공적인 노년기를 그려볼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의 근로 환경에서 retire는 일부 괜찮은 직장이나 직업을 빼고는 적용키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한국의 가장들은 거듭 재취업을 경험하게 되고 그런 사회환경은 ‘은퇴’라는 용어를 무색하게 만든다. 그래서 은퇴는 더욱 값진 단어다. 미국의 Kennedy 대통령은 재선 정책회의에서 장노년층 문제를 Untapped Resource(거둬들이지 못하는 자원)라는 단어를 써가며 고민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