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은 건강보험 진료자료를 활용해 최근 5년간 건강보험 적용대상자가 수면장애 질환으로 요양기관을 이용한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2018년 수면장애 질환으로 요양기관을 방문한 환자는 57만 명으로 전체 건강보험 가입자의 1.1%가 진료를 받았다. 연령대별 10만 명당 진료인원을 보면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증가해 70세 이상의 3.3%가 수면장애로 진료를 받았다.
2014년 42만 명에서 2018년 57만 명으로 연평균 8.1% 증가했다. 남성보다 여성 환자가 1.4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그 차이는 5년간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다양한 연구에서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1.5∼2배 정도 불면호소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이유로는 생리주기, 임신, 출산, 폐경 등의 영향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시기 호르몬과 신체의 변화, 출산과 폐경과 관련한 우울과 불안의 증가 등이 불면을 일으킨다. 또한 스트레스에 대한 각성반응과 관련한 콜티졸 분비가 사춘기 이후 여성에서 더 많은 점 등의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성과 연령대를 같이 고려하면 60대 전체와 20~30대 남성 환자의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이는 생물학적 노화는 불면의 악화와 연관이 높기 때문. 조기 기상하는 패턴의 수면 일중주기 변화도 그 이유 중 하나이며, 이는 멜라토닌이라는 수면주기 호르몬의 분비 감소와 관련이 있다. 또한 통증, 야간뇨, 호흡곤란, 하지불안증후군 등 노인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불편이 불면을 일으킬 수 있다.
일반적으로 불면은 불안과 연관이 있으며, 불안한 경험을 한 후에 혹은 불안이 예상되는 상황을 앞두고 악화된다. 슬픔, 상실, 혹은 스트레스를 포함한 삶의 변화와 관계되어 발생한다. 최근 20∼30대에서 스트레스 수준이 높고, 20대 남성환자의 우울증 빈도가 높아지는 것을 고려할 때, 20∼30대 남자의 불면이 증가하는 원인을 이에서 유추해볼 수 있다.
2018년 수면장애 환자의 78.5%는 의원, 14.9%는 종합병원, 8.7%는 병원에서 진료받았다. 연평균 증가율은 종합병원 13.1%, 의원 7.8%, 병원 6.2% 순으로 나타났다.
보험급여적용 후 9개월이 지난 시점인 2019년 3월 수면장애 환자 중 수면다원검사를 받은 비율은 종합병원이 7.2%로 가장 높았으나 보험급여적용 직후보다 0.4%p 증가에 그친 반면 의원은 3.3%로 2.0%p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봄, 여름에 수면장애 환자가 상대적으로 적었고 겨울 전후 환절기인 10월과 3월에 특히 크게 증가했다
겨울과 그 전후 환절기에 수면장애 환자가 증가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사람의 몸은 약 24시간 주기의 일주기리듬에 따라 수면·각성주기를 보이며, 이는 멜라토닌, 콜티졸, 프로락틴의 분비와 관련이 있다. 빛 자극에 따라 멜라토닌의 생성이 조절되고, 일주기리듬은 이에 큰 영향을 받는다. 환절기 일조량의 변화는 일주기리듬의 변화를 일으켜 수면-각성주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겨울철 일조량이 줄어들면 낮시간 졸음이 길어지는 것이 야간 수면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추운 날씨에 실내생활이 길어지는 것 또한 수면·각성주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선영 교수는 건강한 수면환경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15분 이상의 낮잠을 피하기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기 ▲자기 30분 전에는 부담 없는 독서나 이완요법 ▲새벽에 깨서 시계를 보는 것을 삼가기 ▲술, 담배, 커피를 피하기 ▲40분 내외의 운동을 매일 하는 것은 바람직하나 자기 4∼5시간 전에는 끝내기 ▲잠들기 2시간 전 온욕이 도움 ▲침실의 소음과 빛을 통제하며 적절한 온도 유지하기 등을 꼽았다.
글=남정식 기자(rlaqudgjs9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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