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들과 함께 살고는 있지만 얼굴 마주하는 시간이 없어 매일 홀로 지내는 박 어르신. 고혈압과 뇌경색, 당뇨까지 앓고 있어 외부활동을 거의 못한다. 지난해 6월에는 배우자가 사망해 우울증까지 겹쳐 자살시도도 했다. 사람들에 대한 불신도 있어 방문은 물론 안부전화도 꺼려했다. 그럼에도 우리동네 돌봄단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미나 씨(가명·이태원1동)는 포기하지 않았다. 박 어르신께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하며 정서적인 유대관계를 형성, 위기 상황에 적절하게 대응하고 있다.
서울 용산구가 운영 중인 우리동네 돌봄단(우돌단)의 활약상이다.
1인가구가 급증하고,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 되면서 고독사 등의 위협에 노출된 구민도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구는 이웃이 직접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이웃을 챙긴다는 취지로 지난 4월 우돌단을 꾸렸다.
우돌단에는 지역을 잘 알고 있는 만40~67세 구민 중 기존 우돌단 단원이거나 지역 봉사 유경험자 등 45명이 참여한다. 이들은 지역의 복지사각지대 위기가구에 정기적으로 안부를 묻고, 필요 시 긴급복지·돌봄SOS 등 사회복지서비스 연계를 요청하고 있다.
매달 동 주관으로 정기회의를 열어 활동보고 및 사례도 공유한다. 지난 7월까지 1,485가구를 방문하고, 1만5,813가구에 대한 전화 상담을 진행해 공적(597건)·민간(243건) 연계를 완료했다.
구 관계자는 “우돌단은 이웃이라는 친근감을 강점으로, 복지사각지대 위기가구의 상황을 보다 상세하게 파악해 구에 전달하고 있다”면서 “올해는 고독사 위험군에 대한 돌봄체계를 강화하고, 활동인원도 지난해 15명에서 45명으로 늘렸다”고 설명했다.
2014년 송파 세 모녀 사건 이후 복지시스템을 강화했지만 여전히 복지사각지대는 존재한다. 지난달 수원 세 모녀 사건이 발생하면서 복지사각지대에 대한 경각심은 더해졌다. 대부분의 복지사업들이 신청을 해야만 도움을 받을 수 있어 당사자가 정보를 알지 못하면 혜택 받기가 어렵다. 위기가구를 제때 찾아내고, 적절히 지원하는 작업이 중요한 이유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복지사각지대 발굴을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공공의 영역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소외되는 구민이 없도록 민관 협력체계를 더욱 더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글=안경희 기자(jyounhe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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