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합격했다니까 우리 자식들이 축하한다고 난리 났어요.”
“건강이 허락하는 한 대학을 목표로 계속 공부하고 싶어요. 한글을 가르치는 교사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경남 산청군이 운영 중인 찾아가는 문해교실 ‘지리산 학당’에서 꾸준히 한글 공부를 해온 어르신들이 검정고시에 합격해 만학의 꿈을 이뤘다. 군은 지난 5월말 치러진 올해 1회 검정고시에 응시한 ‘지리산 학당’ 어르신 9명 중 2명이 최종합격(초졸 1명, 중졸 1명), 4명이 초졸 과목합격했다고 24일 밝혔다.
최종합격자 중 박봉선(여, 71) 어르신은 경남도내 중졸 합격자 중 최고령을 기록했다. 박 어르신은 지난해 11월 열린 산청군 문해한마당 행사에서 자신이 직접 지은 시 ‘가을하늘’을 전시하는 등 누구보다 한글 공부에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권미자(여, 78) 어르신은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한지 3년 만에 초졸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권 어르신은 지난 2017년부터 지리산 학당에서 꾸준히 한글 공부를 해왔다. 지난해부터는 산청군의 성인 대상 검정고시 프로그램에 참여해 올해 합격의 꿈을 이뤘다.
과목합격자인 이분석(여, 81) 어르신은 “열심히 공부해 합격할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도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 어르신은 2018년 경남 성인문해교육시화전 대회에 ‘나는 이분석이다’라는 작품을 출품, 으뜸글상을 수상할 만큼 학구열이 높다.
산청군은 올해 22명의 만학도를 대상으로 검정고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검정고시에 도전하는 어르신들은 산청읍 산청군여성회관(매주 목요일), 시천면 덕산문화의집(매주 월, 금), 신등면복지회관(매주 월, 목)에서 수업을 받고 있다. 교육부 선정 평생학습도시이자 경남평생교육 공모사업에 3년 연속 선정된 산청군은 지난 2017년부터 매해 260여명의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성인 문해교실을 운영해 오고 있다. 다만 올해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문해교실 운영은 잠시 쉬고 있다.
군은 또 매년 70여 개 이상의 평생교육 강좌를 각 읍면 지역별 수요와 특색에 맞춰 개설·운영하고 있다. 올해에는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감염위험도가 낮은 일부 강좌만 6월부터 재개해 운영 중이다. 이외에도 인제대학교와 인문도시지원사업, 시군-대학 연계 평생학습 플랫폼 구축 공모사업에 선정돼 추진 중이다.
군 관계자는 “만학의 꿈을 이루신 어르신들께 다시 한번 축하와 박수를 보낸다. 앞으로도 주민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해 산청 주민이라면 남녀노소 누구나 평생교육을 누리고 배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글=신호숙 기자(smkim248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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